

[스포츠서울 | 인천=박준범기자] 현대캐피탈 ‘원투펀치’ 레오와 허수봉은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도 훈훈했다.
필립 블랑 감독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은 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1(25-20 18-25 25-19 25-23)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3승으로 정상에 우뚝 섰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2005~2006시즌 이후 19년 만의 통합 우승에 성공했다. 또 구단 사상 최초로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도 달성했다. 통산 5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기도 하다.
시즌 내내 현대캐피탈의 원투펀치 구실을 해낸 레오와 허수봉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팀의 공격을 확실하게 책임졌다. 3차전에도 허수봉(22득점)과 레오(19득점)이 득점을 나눴다.
이와 같은 활약으로 레오는 챔프전 MVP도 받았다. 기자단 투표에서 31표 중 23표를 얻어 8표에 그친 허수봉을 제쳤다. 레오의 챔프전 MVP 등극은 삼성화재 소속이던 2012-2013시즌과 2013-2014시즌 이후 개인 통산 세 번째 MVP다.
경기 후 허수봉은 “진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시간이 빨리 지났다. 관중도 많이 와서 즐겁게 경기했다. 3차전도 힘든 부분이 많았는데 견뎌서 이겨냈다.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레오도 “시즌을 시작할 때부터 기다려온 순간인데 (우승을) 달성하게 돼 기쁘다. 현대캐피탈에 처음 합류해 역사를 써내려가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다. 우승한 느낌을 그대로 품고 배구하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레오는 또 “챔프전 MVP는 마음에 드는 결과”라며 “시즌 중에도 열심히 했지만 상을 받기 위함은 아니었다. 챔프전 MVP는 너무 기다려왔던 상이라 의미가 깊다. 시즌 MVP는 허수봉이 가져가도 된다”라고 껄껄 웃었다. 허수봉은 “(MVP를) 주시면 받겠다”고 미소 지었다.
무엇보다 허수봉은 주장으로서 구단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하게 됐다. 그는 “주장으로 트레블을 하게돼 기쁘다. 주장으로서 한 건 없다.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모든 분이 나를 도와줘 잘 끝났다”라며 “(문)성민, (최)민호 형이 분위기가 안 좋을 때 선수들 잡아주는 역할했다. 나에게도 눈치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결단을 내리라고 밀어줬다. 불편함은 크게 없었다. 다음 시즌에도 (주장을) 감독님이 하라고 하면 올해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허수봉은 대한항공을 향한 ‘복수심’을 드러낸 바 있는데, 그의 뜻대로 이뤄졌다. 그는 “대한항공에 너무 많이 졌다. 힘을 못 쓴다는 얘기 많이 들었다. 경기하면서 그렇게 느꼈다”라고 다시 돌아본 뒤 “대한항공을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컸다. 다음 시즌을 잘 준비해야겠지만 이번 시즌에 우승했다고 다음 시즌에 우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승할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레오는 20대를 지나 30대 중반에 접어 들었으나 여전한 실력을 자랑한다. 그는 “20살 때는 웨이트나 체력 훈련 안 해도 세게 때릴 수 있었다. 필요성을 전혀 못 느꼈다”라며 “하지만 체력적으로 쳐져서 필요성을 느꼈다. 체력을 강화하는 훈련을 한다. 바뀐 점은 예전에는 지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안 한다. 현대캐피탈에서는 (지각을) 안 했다”라고 웃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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