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원이 6일 동레베네스트GC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동료들로부터 ‘벚꽃샤워’를 하고 있다. 사진 | KLPGA

[스포츠서울 | 부산=장강훈 기자] 감탄과 환호, 탄성과 탄식이 교차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버디에 이글로 응수하는 짜릿한 승부로 올시즌 흥행을 예고했다.

‘얼음공주’ 이예원(22·메디힐)이 2년 만에 KLPGA투어 국내 개막전 왕좌를 탈환했다. 7.86m를 남겨두고 과감하게 시도한 이글 퍼트가 홀에 빨려들어가 치열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환한 미소로 환호하던 그는 화려한 ‘벚꽃 샤워’로 챔피언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예원이 6일 동레베네스트GC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이글 퍼트를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 KLPGA
이예원이 6일 동레베네스트GC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이글로 우승을 따낸 뒤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 | KLPGA

이예원은 6일 부산 동래베네스트골프클럽(파72·6579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바꿔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홍정민(23·CJ)을 1타 차로 누르고 ‘개막전의 여왕’ 타이틀을 탈환했다.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초대 챔피언(2023년)이기도 한 이예원은 이날 우승으로 동일대회 2회 우승과 2023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 이어 두 번째 국내 개막전 우승 영예를 안았다. 우승상금은 2억1600만원.

이예원이 6일 동레베네스트GC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KLPGA
이예원이 6일 동레베네스트GC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에 입맞추고 있다. 사진 | KLPGA

환한 미소로 우승 기쁨을 만끽한 이예원은 “시즌 초반 첫승을 수확하고 싶었는데, 국내 개막전에서 우승해 영광”이라며 “올해는 시즌 4승과 단독 다승왕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프로데뷔 후 2년 만인 2023년 3승과 상금왕, 평균타수 1위, 대상 등을 차지하며 ‘대세’로 떠올랐을 때도 국내 개막전부터 승수를 쌓았다. 지난해 3승을 따냈지만, 6월 치른 Sh수협은행 MBN 여자오픈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는 등 만족스럽지 않은 시즌을 치렀다.

이예원이 6일 동레베네스트GC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 KLPGA

그는 “여름에 체력이 떨어진 게 하반기 부진 이유였다. 체중을 불리기 위해 매일 미숫가루를 마셨고, 러닝도 꾸준히 했다. 호주 전지훈련 이후 3㎏가량 체중을 늘렸더니 비거리도 늘었고, 볼도 더 묵직하게 날아가는 느낌”이라고 자평했다.

샷 자신감은 경기력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최종라운드 18번홀(파5·464야드) 승부가 대표적인 장면. 동타로 마지막 홀을 출발한 이예원은 두 번째 샷만에 온그린했다. 홍정민이 먼저 한 두 번째 샷은 그린을 넘어 갤러리 발을 맞고 러프에 멈춘 상황. 사실상 승부가 갈리는 듯했다.

이예원이 6일 동레베네스트GC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KLPGA

그런데 홍정민이 17.8야드를 남기고 한 세 번째 샷이 홀 바로 앞까지 굴렀고, 탭인 버디로 1타 차 단독 선두가 됐다. 이예원에게 남은 선택지는 이글에 성공하거나 버디로 동타를 만들어 연장으로 끌고가는 것뿐.

차분한 표정으로 어드레스한 이예원은 가볍게 스트로크했다. 퍼터에 맞은 볼은 8.6야드를 굴러 홀에 ‘땡그랑’하고 떨어졌다. 이글퍼트가 챔피언퍼트가 됐고, KLPGA투어 국내 개막전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예원이 6일 동레베네스트GC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팬클럽 회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 | KLPGA
이예원(왼쪽)이 6일 동레베네스트GC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KLPGA
이예원이 6일 동레베네스트GC에서 열린 KLPGA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부모님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 | KLPGA

이예원은 “이글을 욕심내면 3퍼트라는 안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거리감만 생각하고 스트로크했는데, 운좋게 들어갔다”고 겸손한 답을 내놨다. 그래도 새어나오는 웃음은 막지 못했다. 그린으로 달려나온 동료들이 뿌려준 벚꽃잎이 어떤 화관보다 화려하게 ‘개막전 챔피언’의 왕관으로 변신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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