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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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이제 1라운드 로빈 중반을 넘어섰을 뿐이지만 우려한 ‘9번 스트라이커 리스크’는 현실이 됐다. 2025시즌 K리그1 ‘2강’으로 분류된 ‘디펜딩 챔프’ 울산HD와 FC서울이다.

울산과 서울은 이번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주력 골잡이를 내보냈다. 울산은 K리그1에서 두 차례 득점왕(2021·2023)을 달성하고 지난해까지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주민규(대전)와 이별했다. 서울은 지난해 리그 득점 2위(14골)를 기록한 일류첸코(수원 삼성·독일)와 헤어졌다.

사정은 조금 다르지만 큰 틀에서 이별의 이유는 같다. 주민규와 일류첸코는 나란히 1990년생이다. 한국 나이로 서른 중반이다. 노쇠화 우려 속에서 울산과 서울은 새 스트라이커를 물색했다. 빠른 공수 전환을 주문하는 울산 김판곤, 서울 김기동의 색채와도 궤를 같이한다.

문제는 주민규와 일류첸코의 공백을 양 팀 다 메우지 못하고 있다. 공격의 방점을 찍어야 하는 스트라이커의 재능은 감독의 ‘지략 밖 영역’과 다름이 없다. 아무리 좋은 전술과 과정이 따라도 골 결정력은 감독이 단번에 끌어올리기 어렵다. 공격수가 지닌 재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골은 돈 주고 사야 한다’는 말이 축구계에 통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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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잘하던 스트라이커를 내보낼 땐 대체자 확보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울산과 서울이 시즌을 앞두고 실패한 부분이다. 울산은 주민규를 대체할 브라질 골잡이 영입을 계획했지만 여의찮았다. 결국 초반 2001년생 장신 공격수 허율에게 의존해 왔다. 최근 또 다른 브라질 공격수 에릭을 수혈했지만 전형적인 원톱 스타일은 아니다.

서울 역시 지난 겨울이적시장에 계획한 새 외인 공격수 영입이 불발됐다. 시즌 개막 이후인 지난 2월 말 루마니아리그 득점왕 출신 둑스(크로아티아)를 영입했는데, 동계훈련부터 함께하지 않은 만큼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

양 팀은 지난 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7라운드에서 맞대결했다. 고민의 흔적이 짙었다. 지독하리만큼 골 결정력 부재 속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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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은 경기를 주도했으나 전,후반 최전방을 책임진 허율과 에릭의 효력이 미미했다. 서울은 둑스를 처음으로 선발로 내보냈다. 그를 팀에 더 녹아들게 하려는 김기동 감독의 의도도 담겼다. 그러나 둑스는 전형적인 원톱 구실을 하지 못했다. 공을 너무 많이 빼앗겼다. 동료와 연계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 감독이 후반 들어 둑스를 빼고 문선민, 조영욱 등을 투입하며 제로톱 전술로 변형했는데 오히려 경기력이 나았다.

보란 듯이 주민규와 일류첸코는 새 팀에서 훨훨 날고 있다. 울산과 서울 팬이 애타는 이유다. 축구는 ‘골’이다. 결국 현재 난제는 양 수장의 지략으로 극복해야 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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