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민간인 신분으로 전환된 가운데, 한국사 강사이자 보수 유튜버로 활동 중인 전한길 씨와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만나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공유한 사실이 알려졌다.
전 씨는 지난 9일 직접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전한길 뉴스’를 통해 윤 전 대통령과의 관저 회동 사실을 자진 공개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님께서 이사를 앞두시고 감사의 뜻으로 불러주셨다”고 밝히며 관저 안에서 윤 전 대통령, 윤상현 의원과 함께 손을 맞잡은 사진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은 “나야 감옥 가도, 죽어도 괜찮다. 하지만 국민과 청년 세대는 어떡하냐”며 파면 이후에도 정치적 메시지를 이어갔다. 전 씨는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개헌하고 헌재를 가루로 만들겠다”는 발언도 전하며,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공조를 사실상 선언했다.
◇ 관저 정치 논란…‘무단 점거’에 따른 세금 낭비 지적도
윤 전 대통령의 현재 신분은 ‘민간인’이다.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로 지난 4일 오전 11시 22분부로 대통령직을 상실했음에도, 11일 퇴거 예정일까지 관저에 머무르며 ‘정치 회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비판 여론을 자극한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파면당한 전 대통령이 왜 관저에서 요리사들과 식사를 하느냐”며 관저 운영비에 국가 세금이 투입됐는지 여부를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 역시 “이 시점 이후 관저 운영에 국가 예산이 쓰였다면 이는 횡령”이라고 언급했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도 나경원, 윤상현 등 국민의힘 인사들과 관저에서 비공개 만남을 갖는 등 일명 ‘관저 정치’를 펼치며, 퇴임 후 행보의 공적·사적 경계를 모호하게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 전한길, 정치발언 후폭풍…“존경 잃고 방송 하차”
윤 전 대통령과의 회동으로 다시 주목받은 전한길 씨는 최근 정치 활동에 적극 나서며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한국사 수험 강사로 20년 넘게 활동하며 학생들 사이에서 ‘일타강사’로 불렸던 그는, 올해 초부터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참여, 부정선거론 주장 등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방송 출연이 중단되고, “제자들이 실망했다”며 팬카페 회원 수가 급감하는 등 그가 직접 밝힌 ‘사회적·경제적 손실’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전 씨는 “작년 수입 65억 중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냈다”며 “그 모든 걸 감수하더라도 정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간 강의 수익을 기반으로 한 영향력 있는 인물이 정치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이 공교육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수험생 대상 플랫폼을 통해 정치적 발언을 이어가는 방식에 대해 “공적 영향력을 사적 정치활동에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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