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에 영화·뮤지컬·연극 더해 친숙하고 웅장한 스케일로 변신

15일 시네마틱 오페라 ‘메러디스’ 제작발표회에서 이혜경 연출(왼쪽에서 다섯번째)과 출연 배우들이 사진 촬영하고 있다. 사진 | 표권향 기자 gioi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시네마틱 오페라 ‘메러디스’가 ‘그들만의 축제’로 불리는 낯선 오페라의 틀을 깨고 관객들에게 친숙함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이혜경 연출은 15일 서울 강남구 삼익아트홀에서 열린 시네마틱 오페라 ‘메러디스’ 제작발표회에서 기존 오페라와의 차이점과 작품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오페라는 장르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중들을 자주 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장르라는 인식 탓에 만원 관객은 기대하지 않는다. 관객들이 인터미션 때 공연장을 떠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연출은 이번 작품을 통해 오페라 공연도 쉽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장르라고 알리는 게 목적이다. 이를 위해 오페라에 CG와 같은 특수효과와 대규모 합창단을 투입한다. 드라마틱 연출을 위해 대중에게 친근한 배우들을 섭외했다.

이 때문에 ‘오페라’ 앞에 ‘시네마틱’이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붙였다. 그는 “오페라 공연이 많이 달라졌다. 커다란 무대 세트가 아닌 영상적 효과를 통해 무대를 전환하는 트렌드다. ‘메러디스’는 1만4000명이 한 배에서 2박3일 숨도 쉬지 못하는 상황을 무대에서 어떻게 펼치냐는 것이 숙제였다”며 “영화에서 보면 수만명, 수천명을 CG로 표현한다. ‘메러디스’에는 80여 명이 앉아있는데, 전체 세트를 CG로 처리해 관객석에서는 영화 한 편을 보는 느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페라 역사상 합창단이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퇴장 없이 노래한다. 주역 배우들도 1시간 50분 동안 퇴장 없이 등장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스토리 흐름을 무대 세트에 입체적 영화 패턴으로 입혔기에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15일 시네마틱 오페라 ‘메러디스’ 제작발표회에서 (왼쪽부터) 이혜경 연출, 배우 하도권, 박호산이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표권향 기자 gioia@sportsseoul.com

오페라와 영화, 여기에 뮤지컬과 연극 요소까지 더한 ‘메러디스’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실력파 배우들의 참여가 절실했다.

이 연출은 “오페라가 많이 어렵다고 느껴지는 게 숙제다. 성악가와 배우들이 철저하게 구분되는 것처럼, 제일 힘든 게 성악가가 노래할 때 아리아가 안 들린다는 것이다. 레스타티보(가사를 노래하듯 대사를 읊는 부분)라고 해도 흐름이 깨질 때가 많다”며 작품 제작 과정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를 해결할 배우로 대중에게 알려진 하도권과 박호산을 섭외했다. 서울대 성악과 출신 하도권은 연기와 노래로 관객에게 친숙함을 전달해야 한다. 박호산의 역할은 합창을 제외하고 연기로서 극적인 부분을 끌고 가는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시네마틱 오페라’에 대해 이 연출은 “발레에서 ‘심청이’, ‘춘향이’를 서양 문화에 입힌 것처럼 오페라도 한 장르일 뿐이다. 오페라도 어느 나라·언어든 접목 가능하다”며 “기존에 알고 있는 어려운 음악적 요소가 없어 ‘메러디스’를 보면서 큰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니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1950년 겨울, 절망의 부두에서 시작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항해 ‘메러디스’는 오는 6월6~8일 경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gioi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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