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글·사진=배우근 기자] 16세대 토요타 크라운은 ‘변신’ 그 자체다. 일본 경찰차와 택시로 익숙했던 크라운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다.
서울 성북동의 가파른 언덕을 지나 일산 자유로까지 이어지는 시승 구간에서 새롭게 단장한 크라운 크로스오버는 정숙함, 안정성, 고속주행 성능까지 두루 갖춘 토요타의 새로운 플래그십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16세대 크라운은 기존의 3박스 세단 구조를 탈피한 다이내믹 크로스오버 스타일이다.
전면부 해머헤드 그릴과 수평형 주간주행등(DRL)은 차량 폭을 넓게 보이게 하며, 왕관 엠블럼은 새 시대 토요타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측면은 길어진 루프라인과 볼륨감 있는 펜더가 근육질 실루엣을 연출한다. 멀리서 보면 포르쉐, 가까이서 보면 럭셔리 SUV를 연상케 한다.
후면부에는 일자형 리어램프가 장착돼 미래적 감각을 완성한다. 호불호와 편차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렉서스, 캠리보다 디자인적으로 더 인상적이다.

시승 차량은 2.4리터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로 총 348마력의 시스템 출력에 E-Four Advanced AWD 시스템, 6단 다이렉트 시프트 변속기가 붙었다.
성북동 언덕을 오를 땐 초반 응답이 약간 느린 듯했지만, 탄력이 붙자 뒷심이 강하게 붙는다. 고속도로에서는 묵직하고 진중한 승차감이 인상적이다.

일산으로 향하는 자유로에서는 조용히, 묵직하게 속도를 올렸다. 스티어링 응답은 부드러우면서도 정확하고,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노면의 굴곡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컨트롤, 차선유지 어시스트 등 TSS 기능은 주행 부담을 줄여준다.
인테리어는 일본 브랜드 특유의 실용성이 강하게 반영돼 있다.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는 직관적이며, 물리버튼과의 조합도 적절하다.
다만, 경쟁차 대비 고급감은 다소 아쉽다. 시트는 착좌감이 우수하고, 2열은 전동식 리클라이닝 기능까지 갖춰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달려보니 출발부터 정숙성은 수준급이다. 가속-감속 페달 모두 압력 구간이 뚜렷해 초보자에게도 안정감을 준다. 감속 초반엔 약간 밀리는 듯해 급제동을 해보니, 압력구간 이후부턴 강한 제동력을 제공한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EV모드와 엔진 모드 전환 시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다.
다이내믹한 외관과 진중한 주행감, 뛰어난 연비까지 겸비한 크라운은 SUV 전성시대 속에서도 ‘세단의 여전한 매력’을 선언하는 모델이다. 충분히 매력적으로 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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