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로 평가받고 싶다”…이순재, 대상 이후 건강 이상

배우 이순재. 사진 | KBS
이순재. 사진 | KBS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오네요.”

지난 1월, 연기 인생 70년만에 처음 대상 트로피를 들고 무대에 오른 이순재(90) 배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 말속엔 긴 세월을 품은 무게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는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그리고 석 달 뒤, 무대는 다시 그를 기다렸지만 이순재는 참석하지 못했다.

지난 9일 열린 ‘제37회 한국PD대상 시상식’. KBS 드라마 ‘개소리’를 통해 배우 부문 출연자상 수상자로 이름이 불렸지만, 이순재는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거동이 불편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그는, 소속사 대표를 통해 “감사하다”는 짧은 인사를 전했다.

소속사 대표는 “선생님이 몸이 조금 불편하시다. 여러분의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순재는 지난해 말부터 건강 저하로 인해 활동을 줄이고 휴식에 들어갔다. 예정된 연극 공연을 전면 취소하면서 많은 이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다행히 소속사에 따르면 “현재 회복 중이며, 쉬면서 컨디션을 되찾고 있다”고 알려졌다.

올해로 90세. 그가 무대에서 전하는 단 한 마디, 단 한 장면은 단순한 연기를 넘어선다.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시작해, 수많은 시대와 인물을 연기한 이순재는 오랜 시대를 버텨온 연예계 산증인이다.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부터 ‘허준’, ‘거침없이 하이킥’, 그리고 최근의 ‘개소리’까지 그는 늘 같은 자리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대중과 함께 호흡했다. 또한 ‘리어왕’, ‘갈매기’ 등의 연극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떨쳤다. 이순재가 부재한 지금,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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