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투수 에르난데스(오른쪽)가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2024 KBO 플레이오프 3차전 승리 후 포수 박동원과 환호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잠실=김동영 기자] LG가 ‘대기록’을 썼다. 팀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다. 당연히 투수가 잘 던졌다. 그게 전부일 수는 없다. ‘포수’도 중요하다. 박동원(35)이 ‘클래스’를 선보였다.

2025년 4월15일은 LG 구단 역사에 남을 날이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6이닝)-김진성(1이닝)-박명근(1이닝)-장현식(1이닝)이 올라와 단 하나의 안타도 맞지 않았다. 역대 4호 ‘팀 노히트노런’이다.

첫 번째도 LG가 만들었다. 2014년 10월6일 잠실 NC전에서 기록했다. 2022년 4월2일 SSG가 창원 NC전에서 2호, 2023년 8월6일 롯데가 사직 SSG전에서 3호 기록을 썼다. LG가 다시 네 번째다.

LG 박동원이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삼성과 경기 4회말 우중간 안타를 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투수 4명의 공을 포수 1명이 받았다. 박동원이다. 든든하게 투수를 케어했다. 우선 에르난데스다. 직전 두 번은 크게 무너졌다. 0.2이닝 8실점-5.1이닝 4실점이다. 이날은 6이닝 무실점을 쐈다.

최고 시속 151㎞ 속구를 뿌렸고, 커브-슬라이더-체인지업이 춤을 췄다. 무엇보다 제구가 됐다. 덩달아 구위도 살았다. 삼성 타자들이 손을 대지 못한 수준이다. 허벅지 뭉침 증상만 아니었다면 에르난데스 혼자 노히터 달성할 뻔했다.

이면에 박동원 리드가 있다. 그는 “에르난데스는 위-아래로 공략해야 한다. 공이 높게 오면 내가 투심 사인을 낸다. 낮게 오면 포심 사인이 나간다”고 짚었다. 이어 “구위가 좋았다. 터무니없는 공도 없었다. 원래 모습 찾았다”고 강조했다.

LG 박동원이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삼성전 승리 후 인터뷰에 응했다. 잠실 | 김동영 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백미’는 9회초다. 장현식이 올라왔다. 제구가 안 됐다. 1사 후 연속 볼넷을 줬다. 공 9개 던져 볼만 8개다. 1,2루 위기에서 류지혁을 상대했다. 다음 타자가 구자욱이다. 부진하다고 해도 구자욱은 구자욱. 여기서 끊어야 했다.

박동원 리드가 빛을 발했다. 11구 승부다. 속구는 봉인했다. 포크볼만 7개 뿌렸다. 포크볼이라 해도 스피드가 시속 143㎞가 넘는다. 힘은 확실하다. 결국 11구째 2루 땅볼을 유도, 병살로 경기를 끝냈다.

박동원은 “마운드 올라가서 ‘어디 아프냐’고 했다”며 웃은 후 “스트라이크가 안 들어올 것 같으니 변화구로 가자고 했다. 계속 포크볼을 주문했다. 그건 스트라이크로 들어올 것 같았다”고 짚었다.

LG 투수 장현식이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삼성과 경기 9회 역투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실제로 속구는 다 빠졌다. 포크볼은 전부 존에 들어가거나 걸쳤다. 결과는 더블플레이다. 제대로 통했다. 이렇게 잘했는데 “투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대기록이 나왔다. 고마울 따름”이라며 웃었다.

LG 입단 첫 시즌인 2023년 통합우승 주역이 됐다. 올시즌 또한 날아다닌다. 뜨거운 방망이에 농익은 리드도 일품이다. 4년 총액 65억원을 투자한 이유가 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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