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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잊지 못한 사람들의 작품들이 차례로 관객들을 찾아간다.
고 김주혁의 유작이 된 영화 ‘흥부’가 9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제작보고회를 열면서 고인의 이름과 모습이 다시 한 번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이날 현장은 차분하게 새 영화 ‘흥부’를 소개하는 메이킹 영상으로 시작, 자연스럽게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고인의 영화 속 모습이 육성과 함께 전달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비록 눈물을 훔치는 상황까지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고인의 얼굴을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들은 반가움과 슬픔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 주인공 흥부 역을 맡은 정우도 “주혁이 형이 많이 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목이 메이는 모습으로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기도 했다. 정우는 “현장에서 정말 배려해주고, 이해줬다. 한발 뒤에서 지켜봐줬다. 항상 응원해줬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영화 속에서 흥부에게 건네는 내레이션이 있는데, 그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면서 고마운 마음으로 고인을 회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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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부’는 세도 정치로 백성들의 삶이 날로 피폐해지던 조선 헌종 14년,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정우 분)가 어릴 적 홍경래의 난으로 잃어버린 형 놀부를 찾기 위해 글로써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하고, 수소문 끝에 형의 소식을 알고 있다는 조혁(김주혁 분)을 만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이야기. 특히 잘 알려진 ‘흥부전’이 사실 백성을 생각하는 조혁과 달리 권세 눈이 먼 형 조항리(정진영 분)의 이야기라는 영화의 스토리가 신선하다. 또한, 주인공에게 큰 변화를 일으키는 조혁 역을 고 김주혁이 맡아 더 큰 울림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인의 유작 ‘흥부’가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영화는 2월 개봉 예정.
오는 11일 언론배급시사회를 앞두고 있는 영화 ‘1급기밀’은 감독이 고인이 돼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1급기밀’의 고 홍기선 감독은 영화 촬영을 막 끝마치고 난 뒤인 지난 2016년 12월 15일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숨져 영화 관계자들을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고인은 영화 운동 1세대로서 끊임없이 영화를 통해 사회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이태원 살인사건’과 ‘선택’에 이어 사회고발 3부작의 마지막 작품으로 ‘1급기밀’을 선보이려 했다. 지난 2009년 군납문제를 MBC ‘PD수첩’을 통해 폭로한 해군 소령의 실화에서 모티브로 한 영화로, 김상경 김옥빈의 신작으로도 관심을 끈다.
평소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 그러나 누군가는 반드시 이야기해야 하는 것”을 영화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고인의 유지가 담겨 있을 ‘1급기밀’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cho@sportsseoul.com
<배우 정우가 영화 ‘흥부’ 제작보고회에서 고 김주혁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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