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포토]팀 첫안타 뽑아낸 이정
넥센 8번 이정후가 25일 KBO리그 넥센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의 시즌2차전 3회말 팀 첫안타로 출루하고 있다. 2018.03.25.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야구는 멘탈(Mental) 게임이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 어떻게 마음을 다잡고 집중력을 발휘하며 자신 만의 루틴을 형성하고 유지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KBO리그 통산 최다안타를 바라보고 있는 LG 박용택(39)은 “잘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의 기량 차이는 크지 않다. 프로에 온 이상 다들 자신 만의 뚜렷한 장점이 하나씩은 있다. 관건은 멘탈이다. 아무리 신체조건이 좋아도 멘탈이 따라주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프로 입단 후 수많은 선수들을 보고 있는데 결국에는 멘탈이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더라”고 말했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지만 야구에서 특별히 멘탈이 중요한 이유는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야구가 어렵다. 특히 타자는 10번 중 3번만 성공해도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는다. 리그 최고 타자도 한 시즌 100개 이상의 삼진을 당한다. 아무리 좋은 타구를 만들어도 야수 정면으로 공이 향하면 아웃, 즉 실패로 기록된다. 구장마다 크기도 달라서 홈런이 될 타구가 외야플라이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 몇 번의 성공이 1군과 2군, 스타와 보통 선수를 나누는 기준이 된다. 박용택은 “기록도 중요하지만 자신 만의 기준이 필요하다. 그리고 결과보다 과정을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가령 빗맞은 안타가 나왔다면 그냥 운이 좋았다고 넘어가는 게 낫다.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계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잘 한 것은 아니다. 내가 원하는 타구를 어떻게 잘 만들어내느냐가 타자에게는 중요하다”고 밝혔다.

[포토] kt 강백호, 광주를 놀라게한...프로 데뷔 첫 타석 홈런!
KT 강백호가 24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0-2로 뒤진 3회 데뷔 첫 타석을 맞아 솔로 홈런을 쳐내고있다. 2018.03.24. 광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2018시즌 이슈 중 하나는 KT 강백호(19)와 롯데 한동희(19), 삼성 양창섭(19), 두산 곽빈(19) 등 특급 고졸신인들의 프로무대 진출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보고 야구를 시작한 ‘베이징 키즈’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부터 맹활약을 펼치며 개막 엔트리 진입에 성공했다. 더불어 강백호는 프로 첫 타석부터 홈런을 터뜨리는 진기록을 달성했고 건실한 수비를 자랑하는 한동희도 개막시리즈에서 안타 2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10년 만에 순수 고졸 신인왕을 수상한 넥센 이정후(20)가 일으킨 바람을 이어갈 기세다.

그러나 정규시즌은 이제 막 시작했다. 이들이 이정후와 같은 결과를 내기 위해선 실패에 잘 대처해야 한다. 더불어 자신을 향한 뜨거운 관심과 그로 인한 부담을 극복하는 방법도 터득해야 한다.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과 비교되는 것을 두고 “예전에는 주변에서 아버지에 관한 얘기가 나오는 게 신경 쓰이곤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부터는 ‘내가 뭘하든 얘기가 나오는구나’하고 넘기기로 했다. 그걸로 스트레스 받으면 나만 손해가 될 것 같더라. 어차피 내가 잘하든 못하든 아버지와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아버지를 넘어서기도 쉽지 않다”고 웃으며 자신만의 멘탈 관리법을 털어놨다. 이어 그는 “야구가 안될 때 선배들에게 물어보니 ‘슬럼프나 징크스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라고 하시더라. 그게 맞는 것 같다. 만일 내가 올시즌에 못하면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나올 것이다. 결국에는 내가 마음 먹기에 달렸다. 해왔던 대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후는 베이징키즈를 향해 정규시즌 마라톤을 잘 대처하기 위해선 ‘자기 관리’는 필수라고 조언했다. 이정후 또한 지난해 처음 경험한 프로의 살인적인 일정을 버거워했으나 그 때마다 코칭 스태프로부터 휴식을 받고 꾸준한 식사관리와 충분한 수면으로 144경기 완주에 성공했다. 이정후의 마음가짐과 관리법이 프로 첫 시즌을 치르는 베이징키즈에게 뚜렷한 해답이 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