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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
‘야구로 받은 사랑을 야구로 돌려드리겠습니다!’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만수 전 SK감독은 여전히 동분서주하고 있다. 전국 각지를 왕성하게 돌아다니며 야구 새싹들에게 야구기술 뿐 아니라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KBO 육성 부위원장이기도 한 그의 재능기부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다. 야구불모지 라오스까지 달려가 야구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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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2000km가 넘는 여정을 소화하며 전국을 누볐다. 열흘간의 장기출장. 인천에서 출발해 울산, 대구, 군산, 합천, 양산을 거쳐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아무리 헐크라고 해도 어느듯 환갑. 그러나 이 감독은 “체력이 다할때까지 계속할 것이다. 감사할 따름이다”라며 지치지 않는 열정을 드러냈다.
이번 열흘간 진행된 재능기부의 첫 일정은 울산 제일중학교. 이만수 감독은 정윤수 감독이 맡고 있는 야구부원들을 만나 50년 야구인생의 노하우를 차근차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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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남다른 야구사랑을 자랑하는 정영석 교장이 일을 벌였다. 야구부 훈련이 끝날때까지 늘 지켜본다는 정 교장은 연습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필요한 도구가 있으면 바로 바로 지원한다. 또한 교육청에도 한걸음에 뛰어가 지원을 요청하는 열혈 교장이다.
그런 정 교장이 마이크를 잡고 교내 방송을 했다.
“오늘 이만수 감독님이 학교에 방문해 야구선수들에게 재능기부 하고 있습니다. 사인을 받고 싶은 학생들은 운동장으로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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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수업을 마친 전교생이 우르르 운동장으로 쏟아졌다. 어벤저스의 헐크가 아닌 야구계의 ‘헐크’ 이만수 감독의 사인을 받기 위해 900명이 몰려나왔다. 아무리 헐크라도 900명을 상대로 사인을 할 수 있을까?
전교생을 상대로 강연은 수 차례 했지만, 졸지에 전교생을 상대로 사인에 나서게 된 헐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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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서시오!”
일을 벌인 교장 선생님이 수습에 나섰다. 우선 이만수 감독에게 책상과 의자를 제공하며 본격적인 사인회가 시작됐다. 학생들은 한 줄로 차례차례 섰다. 끝이 보이지 않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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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드디어 마지막 사인을 마쳤다. 이 감독은 “정신 없이 사인을 했다. 전교생들이 다 사인을 받았는지 잘 모르겠다”며 활짝 웃었다.
이 감독은 사인을 해주며 다음 사항을 잊지 않고 학생들에게 전달했다. 기본적 예절에 관한 내용이었다.
1. 사인 받고 나서 감사의 인사를 할 것.2. 사인 받을 때 찢어진 종이를 가지고 오지 말 것3. 새치기 하지 말 것.이 감독은 “사인은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서로 예의를 지켜야 한다. 그렇다면 훨씬 좋은 유대관계가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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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울산을 거쳐 대구, 군산, 합천, 양산에서도 팔을 걷어부치고 재능기부를 했다. 녹록치 않은 일정. 그러나 힘들다기 보다는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고 했다. 그건 이 감독이 계속해서 재능기부에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재능기부는 기간도 길었지만, 무엇보다 2000km가 넘는 장거리에서 아무 탈 없이 무사히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들이 감사한 재능기부였습니다” -이만수 감독 kenny@sportsseoul.com 사진제공=헐크파운데이션기사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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