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의 날...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포토]
왼쪽부터 배우 허준호, 김혜수, 최국희 감독, 유아인, 조우진.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영화는 지난 1997년의 IMF가 배경이다. 외환보유고가 바닥나며 국가부도 상태로 빠져드는 상황을 묘사한다.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등이 출연했고 프랑스 배우 뱅상 카셀도 IMF 협상단 대표로 등장하며 눈길을 끈다.

이들은 각각 위기를 막으려는 자(김혜수), 위기를 기회로 이용하는 자(유아인), 위기에 절망하는 자(허준호), 위기를 조장하는 자(조우진)를 대표하며 층위를 이룬다.

국가부도의 날은 19일 용산 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베일을 벗었다. 파격적인 제목, 그러나 실제 했던 현실이 기반이라 과연 스크린에 어떻게 표현될지 많은 관심을 모았다.

국가부도의 날...주연 배우 입장했어요 [포토]

언론시사회에선 출연 배우 역시 대개 처음으로 완성본을 보게 된다. 설렘과 긴장의 강도가 높다. 그래서 몇몇 배우는 가장 떨리는 날이라고도 했다.

미디어 입장에서 첫 공개인 만큼 비판 보다 관심에 비중을 둔다. 개봉 이후, 분석과 반응이 쌓이면 본격적으로 도마에 올린다.

아니나 다를까. 언론시사회 직후 나온 기사를 보면 ‘본 적 없는 女캐릭터의 탄생’ ‘독보적 클래스’ ‘반드시 김혜수였던 이유’ ‘97년을 복기하며 던지는 강렬한 메시지’ 등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가부도의 날...주연 배우 입장~ [포토]

그래서 언론시사회는 무대에 오르는 감독, 배우에겐 셀프 홍보를 위한 최적화된 장소다. 최종 판단은 관객이 하겠지만, 개봉 전에 멍석은 깔렸고 감독과 배우는 스폿라이트를 받으며 마이크를 들면 된다.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최 감독은 “소재가 새로웠다. IMF에 대한 기억이 내게 아직 남아있다. 그 시대 이야기에 도전하고 싶었다”며 메가폰을 잡은 이유를 밝혔다.

배우들은 “생동감 있고 폭발력 있는 유아인의 연기가 작품 속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동력이 될 거 같다” “조우진은 좋은 에너지와 긴장감을 가진 배우다” “김혜수의 포용력과 배려심 덕에 버틸 수 있었다. 닮고 싶다” “허준호 선배는 많은 드라마가 담긴 얼굴이다”라며 서로를 치켜세웠다.

이날 시사회에서 사회자가 그들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은 “왜 영화를 봐야 하나”였다. 홍보의 마침표를 찍으라는 배려다.

국가부도의 날... 김혜수,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포토]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역의 김혜수는 “(IMF는)고통스러웠던 현대사, 현재 우리의 삶을 바꿔놓은 아주 큰 사건이자 분기점이다. 영화에서 주는 메시지가 현재도 유효하다고 본다. 영화 한편을 통해 많은 것을 환기할 순 없지만 영화를 통해 조금 더 건강한 생각을 관객들이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부도의 날...김혜수와 유아인의 케미는? [포토]

국가부도에 베팅한 금융 전문가 역의 유아인은 “배우 입장에선 사적인 공감대가 관객들에게 전달되고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는 즐거움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가 항상 있다. 한국 영화에서 크게 다루지 않았던 경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하고 있고 이야기를 설명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충분히 복기해 볼만한 이야기라고 본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거란 마음에서 참여했고 또 그러길 바란다”고 했다.

국가부도의 날...조우진... 참석했어요 [포토]

IMF 이후 대기업 중심의 새판짜기를 원했던 재정부 차관 역의 조우진은 “시대를 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매체 중 영화만큼 효율적인 매체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느끼는 이 영화의 묘미는 없었다는 걸 마냥 긍정할 수 없다는 점, 있었던 일을 마냥 부정할 수 없다는 점. 이 영화를 통해 가족들과 공부해보고 근현대사를 둘러보는 유익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가부도의 날’을 왜 봐야하는지에 대해 배우들은 이상과 같이 각자의 의견을 쭉 내놓았다. 답변에서 관객의 발길을 이끌 호소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가 현실의 거울이 될 수 있으며 삶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취지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하다.

국가부도의 날...주연 배우 인사드려요[포토]

PS. 21년전의 아픈 기억을 되살린 ‘국가부도의 날’에서 배우의 연기는 생동감 넘친다. 국가 재난 상태에서 선과 악의 선명한 대립도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소수의 권력 독점을 지양하는 영화의 메시지도 명확하다. 국민 대부분이 피해자였던 97년 대한민국의 아픈 초상화는 영화 내내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 그러나 스토리 전개가 눈에 빤히 보인다. 배우들의 열정과는 별개로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한 캐릭터는 평면적이다. 영화 말미에 김혜수와 허준호가 남매로 대면하는 설정도 혹 같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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