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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 니키가 본지와 인터뷰 뒤 촬영에 응하고 있다. 고양 | 이용수기자 purin@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마술도 하나의 작품이다.

대중은 무대에서 펼치는 마술과 길거리 마술을 모두 똑같은 ‘마술’로 인식한다. 그러나 한때 마술계에서는 ‘마술이 예술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핫한 이슈였다. 마술 쇼도 정교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술사 니키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만 넣은 마술을 작품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작가처럼 생각과 의도를 담아 마술을 표현해 작품을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작품으로 평가받는 마술은 오랜 시간에 걸쳐 제작되는 것으로 최소 2~3년, 최장 5~6년이 걸린다. 니키는 “내가 가진 마술이 100가지라고 치면, 그중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마술은 10가지도 되지 않는다”며 “내가 해외 대회에서 우승하고 온 작품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약 6년간 잠자는 시간을 아껴가며 늘 연습해서 만든 작품이다. 그래서 감히 작품이라고 표현할 수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쉬움은 있다. 마술계에서 작품으로 인정해도 이를 즐겨 보는 관객이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 없다. 니키는 “가장 속상한 건 현재 마술사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거다. 대중은 아직 마술의 깊이를 분별할 줄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한때 ‘마술사들에게 마술의 가치를 함께 찾아달라’는 메시지를 담아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마술계에서는 ‘마술은 직접 눈으로 봐야 해’ ‘한 번 보여준 마술은 보여줄 수 없어’ ‘트릭은 물어보지 마’ 등 80~90년대 마술사들이 만든 형식을 추구하는 등 보수적인 마인드를 유지했다. 니키는 “그래서 현대 마술이 도태되고 있다고 본다. 심지어 신인 마술사도 나오지 않고 있다. 업계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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