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연기 시작할 때부터 코미디 욕심이 있었거든요. 다른 사람을 웃기는 데 희열을 느껴요. 제 이미지가 그렇지 않은데 저 진짜 웃긴 사람입니다.”

박지현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가진 영화 ‘동화이지만 청불입니다’(이하 ‘동화청불’) 인터뷰에서 “웃음은 모두를 행복하게 하지 않나. 타인을 진심으로 웃게 만드는 게 힘든 작업인지 안다”며 “코미디 연기에 대한 열정이 강했다. 이번 기회로 코미디에 대한 길이 열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8일 개봉한 ‘동화지만 청불입니다’는 동화 작가가 꿈이지만 현실은 음란물 단속 공무원인 단비(박지현 분)가 어쩔 수 없이 19금 웹소설을 쓰다 뜻밖의 성(性)스러운 글재주에 눈을 뜨는 재능 발견 코미디 영화​다.

“단비는 순수하고 동화에 가까운 인물이죠. 성장형 캐릭터다 보니까 자아를 실현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어요. 어떻게 하면 관객에게 꿈의 실현, 그 감동을 전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박지현은 평소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다. 영화 속에서는 자주 술에 취해 주정을 부린다. 참고할 대상이 필요했다. 친언니가 술에 취했을 때 모습이 떠올라 몰래 촬영해 레퍼런스로 활용했다.

박지현은 “자매로 지낼 때는 스트레스였는데, 제3자의 입장에서 관찰하게 됐을 때 재료가 됐다”며 “단비의 귀여운 술 취한 모습을 완성하는데 언니가 굉장한 몫을 했다. 언니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고 웃어 보였다.

최시원-성동일과 보여준 ‘코미디 앙상블’ 역시 이번 영화에서 얻은 수확이었다. 박지현의 아이디어를 모두가 잘 받아준 덕분이었다.

“저는 코미디가 처음이다 보니 욕심도 나서 최대한 아이디어를 많이 던졌어요. 이종석 감독님이나 최시원, 성동일 선배가 또 다른 아이디어를 쌓아주면서 완성도 있는 작품이 됐어요. 팀처럼 호흡이 좋았거든요. 그래서 더 재밌는 촬영이 됐어요.”

박지현에게 지난해는 특별했다. 수확과 도전의 한해였다. SBS ‘재벌X형사’로 연기대상에서 장르·액션 부문 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영화 ‘히든페이스’에서는 에로티시즘 장르까지 연기 폭을 넓혔다.

박지현은 “SBS에 받은 상은 사실 연기를 잘했다기보다는 순전히 노력에 대한 보상이었다. 후회가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며 “드라마 주연작이었는데 체력적이나 연기에서 부족함을 느꼈다. 상을 받고 나서 오히려 무거운 짐처럼 느껴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히든페이스’로 얻은 인기는 이제 실감할 정도가 됐다. 박지현은 “무대인사를 할 때 정말 많은 분이 편지와 선물을 주신다. 이제 내 팬이 생겼다는 걸 느낀다”며 “평생 연기는 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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