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트
포항 유니폼을 입은 알렉산더 그랜트(오른쪽). 제공 | 포항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포항 스틸러스에 합류하는 새 얼굴 알렉산더 이안 그랜트(27)는 외국인 수비수 잔혹사를 떨쳐낼 수 있을까.

포항은 1일 아시아쿼터로 호주 출신 수비수 그랜트 영입을 발표했다. 그랜트는 191㎝ 82㎏의 우월한 피지컬에 걸맞은 높은 타점의 헤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왼발잡이인데다 정교한 패싱력을 바탕으로 빌드업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5년부터 호주 A리그에서 퍼스 글로리 소속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그랜트는 총 85경기 3골을 기록하며 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그랜트는 지난 1일 자가격리와 메디컬 테스트를 마치고 포항의 2차 전지훈련지인 창원으로 이동했다. 2일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에 돌입해 몸만들기를 할 예정이다. 구단에서는 기대를 갖고 있다. 역할도 제법 클 전망이다. 베테랑 수비수 김광석이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했고, 하창래도 입대를 신청해놓은 상태다. 동시에 주축 수비수 2명이 빠질 수 있는 상황. 그랜트는 측면에서 포지션을 이동한 권완규, 전민광과 주전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조직적인 움직임과 빌드업을 강조하는 김기동 감독의 스타일에 어떻게 녹아들지가 관건이다.

포항은 꾸준히 외국인 선수를 잘 수급한 팀 중 하나다. 2019시즌에는 완델손이 역대급 ‘크랙’으로 면모를 보였고, 지난 시즌에도 외국인 라인업 일명 ‘일오팔팔’(일류첸코 오닐 팔로세비치 팔라시오스)를 앞세워 3위에 올랐다. 공격과 중원 자원으로 외국인 선수를 구성했다. 하지만 외국인 수비수와 궁합은 썩 좋지 않았다. 최근 몇 시즌을 돌아봐도 성공 사례가 드물다. 2016시즌 알리(10경기), 2018시즌 알레망(9경기)은 주전 경쟁에서 우위에 서지 못하고 짐을 쌌다. 2018시즌 떼이세이라가 그나마 임대 신분에도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2019시즌에도 수원FC에서 뛰었던 블라단을 영입했지만 3경기만 소화하고 팀을 떠났다.

이런 포항이 2년 만에 다시 외국인 수비수를 데려왔다. 그동안의 외국인 수비수와 좋지 않았던 궁합에 대해 김 감독은 “그때는 내가 감독이지 않았나”라며 특유의 유머코드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감독 말대로 그랜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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