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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성백유전문기자]한국전력에 ‘제2의 박철우’가 나타났다. 만 21세의 고졸 3년차 이태호(202cm, 라이트)가 주인공이다.
“어? 저 선수가 누구지?” 프로스포츠를 관전하다 이런 의문점이 들게 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프로에서는 신인드래프트를 비롯, 새로운 선수를 많이 홍보할 기회가 많다.
그런데 지난 20일 한국전력과 OK금융그룹의 경기에서 발목부상으로 벤치를 지킨 박철우(36)의 자리에 나타난 이태호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지난해까지는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고, 올해부터 코트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열린 컵대회에서 한 경기에 출장해 3득점이 최고의 기록이었다. 12월2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 때 2세트에 박철우 대신 투입된 데 이어 20일 경기가 정규리그 두 번째 출장.
이태호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날 9득점을 기록하면서 팀내 공격 3위를 기록했다. 25차례의 공격을 시도해 9개를 성공하면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10차례의 블로킹에 유효블락 4개를 기록해 장병철 감독이 오히려 놀랐다.
막내 이태호의 깜짝 활약에 한국전력은 3세트까지 1-2로 뒤지던 경기를 3대2로 역전극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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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호는 2018년 영생고를 졸업한 뒤 한국전력에 입단했다. 202cm의 큰 키에 왼손잡이라는 특성, 그리고 타점이 높은 그의 잠재력을 높이 산 김철수 전 감독과 공정배 전 단장의 작품이다.
장병철 한국전력감독은 ”러셀이 라이트에 서면 세터와의 호흡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레프트로 보내야 했는데 그럴 경우에는 공재학이 리시브를 위해 뒤로 빠져야 하기 때문에 이태호를 냈다”면서 “이태호는 실수를 해도 위축되지 않는 배짱이 있다. 소심한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결국 분위기가 살았고, 그것이 승리로 이어졌다”고 했다.
한국전력은 이태호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자 한껏 고무되고 있다. 24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도 발목부상 중인 박철우를 쉬게 하고 이태호를 계속 투입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박철우의 몸상태를 완벽하게 만들어 가장 중요한 KB손해보험과의 30일 맞대결에 투입하는 것이 바람직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우 KBS해설위원은 “잠재력이 무한한 선수다. 왼손잡이 선수 중에서는 가장 키가 크고, 센터와 라이트를 옮겨다닐 수 있다. 대한항공 임동혁처럼 어느 순간 무서운 선수로 등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철우의 부상은 이태호에게 오히려 행운으로 작용 중이다.
sungbaseba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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