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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축구국가대표 ‘벤투호’와 대한축구협회(KFA)가 10년 만에 치르는 한·일전을 앞두고 납득하기 어려운 선수 선발과 대처 등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악재에도 각고의 노력으로 대표팀 경기력 증진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아마추어 행정’으로 크고 작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한·일전(25일 일본 요코하마 개최)은 시작 전부터 다수 팬의 비난에 직면했다. 변이 바이러스 속출 등 여전히 코로나19가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일일 평균 1000명 이상 확진자 수가 나오는 일본으로 굳이 갈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특히 양국이 이달 예정된 월드컵 예선이 코로나 여파로 6월로 미뤄졌기에 더욱더 그랬다.
또 한·일전은 일본축구협회의 제안을 KFA가 수락하면서 성사됐는데, 그 의도를 두고도 볼멘소리가 나왔다. 올 여름 도쿄올림픽 개최에 사활을 건 일본이 한·일전을 이용해 국제 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증명의 장으로 여기려고 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되는 날이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지난 15일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회 구성원이 코로나에도 방역 가능 범위 내 일하고 있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축구를 하는 것”이라고 비난 여론에 일침을 가했다. 그의 말대로 코로나 시국에 모든 축구가 멈춰서는 게 정답은 아니다. ‘벤투호’는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역대 80번째 한·일전이 열리는 일본으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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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명단 발표부터 일본행 비행기에 오르기까지 과정은 석연치 않았다. 우선 ‘울산 몰빵 선발’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K리그1 리그 5연패에 도전하는 전북 현대에서는 1명도 차출하지 않은 것과 다르게 울산에서만 6명(최종적으로 7명 선발)을 뽑았기 때문이다.
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고 하나, 그에 앞서 소속팀과 제대로 된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무더기 차출한 것에 비난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연령별부터 A대표팀 사령탑을 지냈고 지난해까지 KFA 전무이사로 활동한 홍명보 울산 감독이 “제대로 소통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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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과정 물음표에 방점을 찍은 건 주세종(감바 오사카)이다. KFA는 벤투호 출국 전날인 21일 오후 9시가 넘어 주세종이 소속 구단에서 시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소집 제외됐다며 이진현(대전하나시티즌)을 대체 발탁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주세종의 소속팀 감바 오사카는 앞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이달 초부터 활동 중지가 된 상태다. 주세종도 이미 이달 초 양성 판정을 받았고 치료 및 자가 격리를 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런데도 벤투 감독은 지난 15일 주세종의 이름을 대표팀 명단에 올렸다. 축구의 정상화를 외치면서도 ‘방역 우선’을 강조한 벤투 감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였고, 재검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선수를 발탁한 건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KFA는 손흥민 합류가 조기에 무산됐음에도 이상한 해명으로 빈축을 샀다. 본지는 지난 20일 KFA 고위 관계자를 비롯해 토트넘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를 통해 햄스트링 부상을 입은 손흥민의 한·일전 소집이 최종적으로 무산된 것을 단독 보도했다.
그러나 KFA 관계자는 타 매체에 ‘손흥민의 A매치 차출 여부와 관련한 문서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며 ‘22일 토트넘-애스턴 빌라전에서 손흥민의 출전 여부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에 따르면 토트넘 구단은 이미 KFA 측에 손흥민 차출이 어렵다는 뜻을 보였다. 벤투 감독도 지난 주말에 앞서 대체자로 김인성을 점찍고 차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토트넘-애스턴빌라전은 이날 한국시간으로 대표팀이 출국하기 4시간여 전인 새벽 4시30분에 킥오프 했다. 이 경기를 본 뒤 손흥민의 차출이나 대체자를 결정하겠다고 대응한 건 이치에 맞지 않았다. 결국 KFA는 전날인 21일 손흥민의 소집 제외를 밝혔고 김인성의 대체 발탁을 알렸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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