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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취안 드래곤스 홈페이지에 실린 제이크 브리검 프로필 사진. | 웨이취한 드래곤스 홈페이지 캡처.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지난 4년 동안 고척돔이 홈이었던 제이크 브리검(33)이 대만을 정복하고 있다. 이제 4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그야말로 압도적인 활약이다. 이대로라면 KBO리그 대체 외국인투수 1순위에 자리할 확률이 높다.

브리검은 지난겨울 키움과 재계약이 불발된 후 대만프로야구 웨이취안 드래곤스와 계약했다. 개막 후 네 번의 선발 등판에서 21.2이닝을 소화하며 2승 1패 평균자책점 0.42로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다. 웨이취안이 지난달 14일 첫 경기를 치르며 브리검도 어느 때보다 이른 개막을 맞이했지만 새 무대에서 순항 중이다.

시작부터 가벼웠다. 브리검은 지난달 19일 중신 브라더스전에서 4이닝 동안 52개의 공을 던지며 1실점했다. 이후 다음 두 경기에서 투구수 70개·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지난 5일에는 다시 중신을 상대해 95개의 공을 던지며 7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과정도 좋았다. 브리검은 캠프 기간에 이미 구속이 장상궤도에 올랐다. 패스트볼 구속이 140㎞ 후반대에서 형성되며 키움에서 에이스로 활약했을 때 모습을 대만에서 재현할 것을 예고했다.

흥미로운 것은 브리검과 웨이취안의 계약 내용이다. 대만프로야구도 최근에는 외국인선수와 연봉 게약을 맺으며 시즌 중 유출을 막는 추세지만 브리검은 월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 구단들도 브리검을 주시하고 있다. 상당수 KBO리그 구단은 브리검이 시즌 중 이적이 가능한 것을 파악하며 대만에서 투구 모습을 확인한다. 리그 수준이 다르다고 해도 브리검은 첫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42를 기록했다. 브리검이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외국인투수가 부상을 당했거나 부진한 팀의 대체 선수 1순위가 될 수 있다.

KBO리그와 대만프로야구는 서로를 지근거리에서 바라보고 있다. 리그간 선수이동도 활발하다. 현재 KBO리그에는 지난해까지 대만에서 뛰었던 투수 2명(두산 아리엘 미란다, 한화 라이언 카펜터), 대만프로야구에는 브리검을 포함해 KBO리그 경험이 있는 투수 10명(펠릭스 듀브론트, 브록 다익손, 헥터 노에시, 마이크 로리, 헨리 소사, 리살베르토 보니야, 덱 맥과이어, 드류 가뇽, 왕웨이중)이 뛰고 있다. 웨이취안의 경우 브리검과 왕웨이중, 가뇽이 선발 로테이션을 이룬다. 왕웨이중은 2018년 NC 소속이었고 가뇽은 지난해 KIA 유니폼을 입었다.

키움이 브리검과 결별한 원인은 건강이었다. 2018년 199이닝을 소화했던 브리검은 2019년 158.1이닝, 2020년 107이닝 소화에 그쳤다. KBO리그에서 외국인투수의 부상 이탈은 마운드 전체에 치명타로 다가온다. 하지만 브리검이 대만에서 건강을 증명한다면 KBO리그 구단 입장에서는 브리검을 응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키움은 브리검을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키움을 포함한 10구단 모두 브리검 영입이 가능하다.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브리검이 한국에서 4년을 지낸만큼 여러가지 상황을 잘 알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 진출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키움이 브리검 대신 낙점한 조쉬 스미스는 두 번의 시범경기에서 4이닝 2실점(1자책), 4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스미스는 오는 7일 고척 KIA전에서 정규시즌 첫 선발 등판에 임할 계획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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