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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속담에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이 있다. 조직에서 윗사람들이 잘하면 아랫사람도 따라서 잘따라온다는 의미다. 야구팀에 적용하면 베테랑의 역할을 강조하는 말로 통용될 수 있다. 베테랑은 팀 중심을 잡아주고 젊은 선수들을 이끄는 중책을 맡는데, SSG는 큰형님들이 제 몫을 해주며 팀을 이끌고 있다.
SSG의 올시즌 라인업을 보면 외야수 최지훈(24)을 제외하면 대부분 선수가 30대다. 소년 장사라는 별명을 가졌던 최정은 벌써 30 중반이 됐고, 프리에이전트(FA) 영입으로 합류한 최주환 역시 33살이다. 그중 눈에 띄는 이름은 당연 김강민과 추신수다. 두 선수 모두 1982년생 동갑내기로 불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두 선수다. 최고참으로써 후배들을 배려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팀내 중고참인 박종훈은 “김강민 · 추신수 선배 모두 정말 긍정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경기에 나선다. 선배들이 그렇게 해주니 우리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후배들도 편하게 해준다. 고맙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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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은 지난시즌부터 팀 분위기를 이끈 주역이다. 부상자가 속출해 1군 등록 선수 대부분이 어린 선수였다. 유망주들에게 김강민은 살아있는 교과서나 다름없었다. 컨디션 관리부터 타격 기술까지 선배 옆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루키 최지훈에게는 “욕심부리지 말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라”며 조언을 건네는 등 베테랑의 말 한마디는 큰 울림을 줬다. 두산에서 트레이드된 뒤 합류한 김경호도 “롤모델 옆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증언했다. 여기에 추신수의 합류까지 더해져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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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마님 이재원도 빼놓을 수 없다. 투수와 호흡을 맞추는 데 포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명포수가 좋은 투수를 만든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지난 6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박종훈은 7이닝 1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는데, 이재원의 역할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나를 잘 알고 있는 선수다. 경기 전 둘만의 신호를 만들었다. 내가 흥분할 때마다 신호를 줘서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며 자신의 호투할 수 있었던 이유가 이재원이라고 말했다.
올시즌도 베테랑의 역할이 큰 SSG다. 베테랑을 앞세운 SSG가 지난시즌 9위에 그쳤던 수모를 딛고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지켜볼만하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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