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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아이돌 그룹 출신 솔로들이 각종 국내외 차트를 휩쓸고 있다.
지난달 12일 첫 솔로 앨범 ‘R’을 발매한 블랙핑크 로제는 솔로곡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톱 100’ 차트에서 각각 70위와 43위에 올라 한국 여성가수 최고기록을 세웠다. 또한 첫 솔로 앨범 타이틀곡 ‘온 더 그라운드’로 기네스 세계 기록 2개 부문에 공식 등재됐다. 이로써 로제는 솔로와 그룹으로서 모두 미국 빌보드 글로벌 차트 1위를 차지한 최초 아티스트임을 확인받았다.
독보적인 음반 판매량을 자랑하는 엑소 백현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미니 3집 ‘밤비(Bambi)’로 한터차트 기준 발매 후 일주일간 음반 판매량 86만장을 돌파했다. 이는 역대 솔로 가수 중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7월 발매한 ‘딜라이트’ 음반 판매량은 100만장을 넘어서며 솔로 아티스트가 100만장을 돌파한 기록을 19년만에 깨기도 했다. 5월 군입대를 앞두고 솔로 앨범으로 두 번째 밀리언셀러를 기록할 수 있을 전망이다.
새롭게 홀로서기에 도전하는 아이돌 멤버도 줄을 잇고 있다. 레드벨벳 웬디는 데뷔 7년 만에 팀의 첫 솔로 주자로 나섰다. 데뷔와 동시에 첫 솔로 미니앨범 ‘라이크 워터’로 글로벌 차트 1위를 휩쓸며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세계 30개 지역에서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하며 한국 여자 솔로 가수 앨범 사상 최고 기록을 썼다. 위너 강승윤도 지난달 29일 발매된 정규 1집 ‘페이지(PAGE)’로 18개국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다. 세븐틴의 멤버 호시, 몬스타엑스 멤버 아이엠 역시 글로벌 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과거 1, 2세대 아이돌 당시엔 그룹의 수명이 3~5년으로 짧다보니 솔로와 그룹 활동을 병행하기 어려웠고 솔로로 활동하고 싶어 팀을 나가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러나 이젠 7~10년으로 아이돌 그룹의 수명도 길어지고 K팝 시장이 성장하면서 그룹 멤버 개개인 솔로 작업물의 역량도 함께 올라가는 중이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이돌 개개인의 역량이 성장할 수 있었던 건 30년 가까이 축적된 아이돌 기획시스템 기술의 성장과 노하우의 축적 덕분이라고 봤다. 강 평론가는 “아이돌 산업이 확장되면서 동시에 아이돌 멤버들의 개별적 성장도 동반됐다. 아티스트로서 끊임없는 변모와 성장을 거듭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그룹의 멤버로서도 개별적 아티스트로서의 존재감을 동시에 장착하게 되었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고 말했다. 실제 방탄소년단의 경우 정식으로 솔로 활동을 하진 않았지만 RM, 슈가, 정국 등은 비상업적 음반인 믹스테이프와 개인 곡들을 무료로 발표하면서 각자의 음악적 기호를 키워나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활동에 제약이 걸리면서 가장 큰 수익사업인 콘서트를 개최하기 어려워지자 그룹들이 멤버들의 다양한 솔로 작업을 통해 음반·음원 활동 다각화를 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팬데믹으로 투어를 못하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멤버들이 그간 시도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음악색과 역량을 뽐내고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이그룹의 경우 입대로 인한 공백기를 줄이기 위해 솔로 활동을 늘리기도 한다. 앞서 샤이니 태민, 엑소 백현 등의 사례처럼 그룹의 인기가 솔로로 이어지고, 또 솔로의 인기가 그룹으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솔로로 나서는 아이돌 가수들의 작사, 작곡, 프로듀싱 참여가 부쩍 늘고 있다. 그룹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콘셉트 혹은 창법으로 대중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최근 로제와 웬디가 이 점을 두드러지게 보여줬다”고 봤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SM, Y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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