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황의조
A대표팀 핵심 요원인 수비수 김민재(왼쪽)와 공격수 황의조.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이젠 와일드카드(25세 이상 선수·최대 3명)만 남았다.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본선을 대비하는 ‘김학범호(올림픽팀)’가 가나와 두 차례 평가전을 거치면서 옥석 가리기를 마쳤다. 오는 30일 최종 엔트리(18명) 발표를 앞둔 가운데 김학범 감독은 22일 파주NFC에서 완전체로 조기 소집해 최종 담금질에 나설 예정이다. 애초 같은 기간 예정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 나서는 K리그 4개 구단(울산·전북·대구·포항) 소속 선수는 합류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4개 구단 모두 대승적인 차원에서 올림픽 태극전사는 ACL 대신 김학범호에 내주기로 했다. 김 감독으로서는 올림픽 본선을 대비하는 데 커다란 힘이 된다.

어느덧 와일드카드 자원의 합류 과제만 남아 있다. 김 감독은 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 3장을 모두 사용할 계획이다. 이미 올림픽 연령대 선수 15명을 머릿속에 그린 그는 단번에 전력 증강을 이뤄낼 와일드카드 3명을 점찍어뒀다. 다만 올림픽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닌 만큼 소속 구단은 차출 의무가 없다. 이런 점을 고려해 김 감독은 일찌감치 대한축구협회(KFA)와 함께 와일드카드로 대상 선수의 구단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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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 제공 | 대한축구협회

그렇다면 누가 올림픽팀에 와일드카드로 합류할까. 김 감독 체제에서 올림픽팀은 색깔이 분명하다. 키워드는 속도와 압박이다. 전방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 전진을 무력화하고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해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다. 다만 올림픽처럼 강호가 즐비한 메이저 대회에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공격에서 확실하게 방점을 찍고, 수비에서 최후의 보루로 경기를 이끌어줄 리더가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A대표팀의 ‘붙박이 원톱’ 황의조(보르도)와 ‘괴물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최우선 카드로 낙점됐다. 둘은 김 감독이 이끌었던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도 주력 요원으로 뛰며 금메달을 이끈 적이 있다. 특히 황의조는 당시 존재감이 두드러질 때가 아니었는데 김 감독이 와일드카드로 선발했다. 다수 축구 팬이 황의조의 선발을 두고 비판했으나, 보란 듯이 그는 대회 득점왕(9골)을 차지했다. 이어 A대표팀으로 기세를 옮겨 ‘벤투호’ 출범 이후 최다골(13골)을 기록 중이다. 또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은 그는 유럽 진출에 성공, 올 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는 등 전성기를 향하고 있다. 탁월한 골 결정력과 연계 능력을 지닌 황의조의 합류는 올림픽팀 최전방의 질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수많은 유럽 빅클럽의 영입 표적으로 떠오른 김민재도 김 감독이 우려하는 수비 센터라인을 개선할 믿음직한 카드다. 그는 최근 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빠른 발과 강력한 대인 방어로 ‘탈아시아급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황의조와 김민재 모두 와일드카드 유력 후보로 거론될 때부터 “불러주면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한 적이 있다. 소속 구단에도 올림픽 참가 의지를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 3년 만에 김 감독과 의기투합해 올림픽 메달 사냥에 힘을 보탤지 관심사다.

강상우
강상우. 제공 | 대한축구협회

남은 1장의 카드는 공격보다 수비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원톱을 제외한 2선 공격진엔 너무나 많은 재능이 몰려 있다. 이동준, 엄원상, 조영욱 뿐 아니라 최근엔 유럽파 이강인, 정우영, 이승우 등까지 가세했는데 이들 모두 올림픽 연령대다. 그런 만큼 김 감독은 공수 전환의 핵심 구실을 해야 할 풀백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중 A대표팀에 선발된 강상우(포항)가 유력 주자다. 그는 좌,우 모두 소화 가능할 뿐 아니라 공격 지역에서도 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올림픽팀 멤버인 송민규와 포항에서 찰떡 호흡을 보이고 있어 김 감독도 지속해서 주시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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