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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나이 듦과 세월의 깊이가 주는 멋짐이 배우 지진희(51)에게 있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언더커버’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온 남자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리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지진희는 평범한 남편이자 아빠인 한정현과 은퇴한 엘리트 요원 이석규를 오가며 호평을 받았다. 이번 작품에서 액션 연기에 도전하며 자신의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확장한 지진희는 손가락 부상까지 당할 만큼 고생도 했지만, 정작 그는 액션신이 더 많길 바랐다고 털어놨다.
종영 후 작품을 되돌아 본 그는 “더 많은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부각되면서 액션신이 생각보다 적어 아쉬웠다”며 “액션이어도 과하지 않고 절권도처럼 실전 무술에 가까운 것들이 많아 무술팀이 알려주면 바로바로 잘 따라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신으로는 봉고차 안에서의 장면을 꼽았다. 그는 “한정현이 옛날에 요원이었던 이석규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좁은 공간에서 절제하면서 화려한 액션을 펼쳤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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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회 반전을 선사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킨 작품의 중심에는 지진희, 김현주를 비롯한 ‘믿보배’ 군단의 활약이 있었다. 지진희는 휘몰아치는 서사와 격변하는 인물들의 감정 속에서 가족과 신념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사투를 박진감 넘치게 그려내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특히,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아내 최연수(김현주 분)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어떠한 위험도 감수하는 그의 진심은 뭉클함을 안겼다. 지진희는 SBS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2004), ‘애인있어요’(2015)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김현주에 대한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늘 김현주 배우에 대한 믿음이 있다. 그 믿음이 그냥 생긴 건 아니다. 두 번의 작품을 함께하며 신뢰를 쌓았다”며 “워낙 상대방을 잘 배려해주고 이해하는 배우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최연수란 캐릭터를 멋지게 해낸걸 보며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네 번째 호흡을 기대해도 좋겠냐는 물음엔 “세 번을 만난 것도 기적 같은데 네 번은 안되지 않을까.(웃음) 사극에서 대전 대비마마로 나오거나 사돈으로 만나지 않는 이상, 또 멜로로 만나긴 쉽지 않을 거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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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MBC ‘대장금’으로 얼굴을 알린 지진희는 SBS ‘봄날’ KBS2 ‘결혼 못하는 남자’ MBC ‘동이’ SBS ‘따뜻한 말 한마디’ SBS ‘끝에서 두 번째 사랑’ tvN ‘60일, 지정생존자’ 등 다채로운 배역을 소화했을 뿐더러 SBS ’애인있어요‘, JTBC ‘미스티’ 등을 통해 적지 않은 나이에도 꾸준히 ‘멜로장인’이란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중년으로 갈수록 역할이 한정되기는커녕 더 넓어지는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배우 지진희. 이에 대해 그는 “정말 직업은 다 해본 거 같다. 대통령도 했고 왕도 했다. 특히 의사를 했을 때 저희 어머니가 ‘드디어 아들이 의사를 한다’며 제일 기뻐하셨다.(웃음) 다음엔 군인을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소재와 직업만 바뀔 뿐 대체로 사랑 이야기를 했다. 어쩌면 한정됐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많은 중년배우들이 멜로를 하고 싶어하는데, 이런 작품들이 들어온다는 건 제겐 행운인 거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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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희는 쉼없이 달린다. 이번엔 비밀을 간직한 ‘국민 앵커’로 돌아온다. 현재 tvN 새 드라마 ‘더 로드 : 1의 비극’ 촬영에 한창인 그는 “과거 비밀을 간직한 앵커다. 그 비밀들이 누군가에 의해 파헤쳐지려 하며 비극이 생기게 된다”고 귀띔하며 “약간 못된 사람이다. 기대가 많이 된다”고 색다른 지진희의 얼굴을 예고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이끌엔터테인먼트,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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