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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메이저리그 초보 감독의 연봉은 국내 야구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적다. 162경기 장기레이스를 펼치고 날마다 언론에 노출되는 점을 고려할때 다른 종목에 비하면 헐값이다. 2020년 팀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 놓은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연봉은 115만 달러 수준이다. 감독 연봉은 기자들이 알음알음 밝혀내는 숫자일 뿐 비공개가 원칙이다.
2021년 기준 MLB 최고 연봉 감독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테리 프랑코나의 420만 달러 알려졌다. 2위가 LA 에인절스 조 매든의 400만 달러다. 두 감독은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컵스를 월드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다. 최근 NBA 댈러스 매버릭스와 결별하고 친정 인디애나 페이서스로 이적한 릭 카라일은 4년 2900만 달러 계약했다. 연봉으로 725만 달러다. NBA는 샌안토니오 스퍼스를 정상에 5차례 올려 놓은 그렉 포포비치가 최고 연봉 감독이다. 1100만 달러를 받는다.
대학농구 감독 최고 연봉도 MLB를 훨씬 웃돈다. 농구 명문 켄터키의 존 칼리팔리는 800만 달러, 듀크의 레전더리 마이크 슈셉스키는 700만 달러를 약간 상회한다. 대학풋볼(미식축구)은 더 높다. 앨라배마를 전국챔피언에 6차례나 올려 놓은 닉 세이번은 910만 달러다. 500만 달러 이상 고액 연봉 감독이 수두룩하다. 대학풋볼은 정규시즌 12경기를 치른다.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NFL은 언급하지 않아도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게다. NFL은 정규시즌 16경기다.
그렇다면 왜 162경기의 장기레이스를 치르는 MLB 감독의 연봉이 이처럼 저렴할까. 미국인들의 기본적인 야구 감독에 대한 인식과 수요 공급 때문이다. 야구 성적은 감독이 아닌 선수의 기량에서 비롯된다. 공급(감독)도 훨씬 많다. 야구를 진두지휘하는 것은 결국 베이스볼 오퍼레이션 사장과 단장이다. 이들의 연봉이 감독이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 가량 많다. 농구와 풋볼은 감독의 지략, 전술, 전략으로 승패가 좌우된다. 능력이 성적으로 반영되는 종목이다. 감독의 연봉은 능력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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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단장의 야구가 아직은 정착돼 있지 않다. 여전히 감독의 야구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부상이 없음에도 2군으로 내려 보내는 일을 2021년에도 버젓이 행했다. 사장, 단장 위에 감독이다. 소통을 앞세우는 야구 시대에 감독의 독선과 독재가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현실이다.
2021년은 KBO리그 역사에 한 페이지로 남는 시즌이다. 외국인 감독이 무려 3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10개 팀에 3명이면 30%의 높은 수준이다. 흥미롭게도 외국인이 지휘하는 3팀이 나란히 8위에서 10위까지 하위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는 목적은 성적을 개선하고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성적은 뒷걸음치고 있다. 감독의 역량은 결국 선수 기량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천하의 외국 감독이 KBO리그 지휘봉을 잡아도 팀의 전력이 5할대를 유지할 수 없으면 뾰족한 방법이 없다. 장기레이스는 고른 기량, 두터운 선수층이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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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맷 윌리엄스는 MLB 감독까지 역임한 베테랑이다. 좌완 양현종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성적은 지난해보다 더 곤두박질쳤다.
한화의 카를로스 수베로는 한 시즌 더 기다려주는 게 맞다. 난파선에 몸을 실었던 터라 시간이 필요하다. 그에 대한 지도력 및 능력은 판단 유보다.
롯데 래리 서튼은 허문회 전임 감독을 경질하고 도중에 지휘봉을 이어받았지만 아직 5할 승률은 못만들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휘봉을 잡은 5월 11일 이후 시즌 종료까지 5할 승률을 작성한다면 능력을 인정받아 마땅하다. 야구 감독의 성적의 기준은 승률 5할이다.
외국인 감독은 수호신이 아니다. 단장의 전력 파악이 승률 5할 정도가 돼야 우승을 도전할 수 있다. 투타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요행수는 장기레이스에서 어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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