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dgers Nationals Baseball
성폭력 혐의가 터진 뒤 지난 2일(한국 시간) 워싱턴 내셔널스 원정에서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트레버 바우어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미국 스포츠계에서는 스타 플레이어가 성추문에 휘말려 정상에서 곤두박질 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진위 여부를 떠나 섹스 스캔들이 터지면 곤경에 처할 수 밖에 없다.

지난 주 NBA 포틀랜트 트레일블레이저스 감독으로 취임한 천시 빌럽스(44)는 1997년 보스턴 셀틱스 시절, 콘도에서의 여성 성폭력 혐의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았다. 빌럽스는 당시 혐의가 인정되지 않아 기소되지 않았다. 민사소송은 합의로 끝냈다. 당연히 돈으로 무마했을 터다. 빌럽스는 어린 시절의 치기 어린 행동이었다며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단체 종목의 스타 플레이어일 경우 팀에 끼치는 악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LA 다저스는 오프시즌 1억200만 달러에 영입한 에이스급 트레버 바우어의 성폭력 혐의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바우어는 현재 메이저리그의 명령으로 7일 동안의 행정 휴가(administrative leave) 처분을 받았다. LA 인근 패서디나 경찰국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 당초 다저스 구단은 5일(한국 시간) 워싱턴 내셔널스전 선발등판을 예고했다. 피해자 여성과 바우어의 주장이 달라 구단은 선발일정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지난 3일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 백악관을 방문하기 전 MLB 사무국이 성명을 내고 바우어에 대한 행정 휴가 조치를 내렸다. 행정 휴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면밀한 조사를 검토하는 단계다. 연봉은 지급받는다. MLB가 징계 조치를 취하면 날짜수를 따져 연봉을 받지 못한다. MLB는 패서디나 경찰국의 범죄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설령 기소가 되지 않아도 ‘선수 행동방침(Players conduct policy)’과 관련해 커미셔너가 징계 처분을 할 수 있다.

현재 피해자 여성은 바우어가 지난 4월에 두 차례나 성행위 도중에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바우어는 합의하에 이뤄진 행위라면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맞고발을 할 태세다. 진실 여부를 떠나 섹스 스캔들은 분명해 보인다.

美대표팀, 프레지던츠컵 5년 연속 우승 <YONHAP NO-0103 번역> (AP)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2009년 추수감사절 작은 교통사고가 성추문으로 이어질지 예상하지 못했다. 한 때 연인 사이였던 올림픽 스키어 린제이 본과. AP연합뉴스

성추문의 끝판왕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다. 2009년 추수감사절에 일어난 교통사고는 이후 우즈의 끝간데없는 성추문으로 이어졌다. 2008년 US오픈으로 통산 14회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쥘 때만 해도 우즈는 잭 니클라우스의 최다 18회를 뛰어 넘는게 시간문제로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성추문이 터지면서 우즈는 추락했고 12년 동안 메이저 1승만 추가했다.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은 1992년 인디애나폴리스 한 호텔에서 미인대회에 참가한 18세 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을 살았다. 이후 타이슨의 복싱 인생은 전성기 때와 같은 핵주먹 파워는 실종됐다.

바우어는 그나마 미혼이다. 기혼자들의 불륜이 들통나면 가족들에게도 큰 피해를 준다. 망신살이 뻗친다.

현재 NCAA 아이오나 대학(뉴욕주 소재)의 릭 피티노 감독(68)은 불륜으로 추락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NBA 감독도 역임한 피티노는 대학농구 사상 3대학(프로비던스, 켄터키, 루이빌)을 NCAA 토너먼트 파이널 포에 진출시킨 탁월한 지도자다. 그러나 2003년부터 외도를 했고, 2009년 당사자 여성이 금품을 요구하면서 들통이 났다. 여성은 갈취죄로 7년 징역형을 받았다.

마이크 타이슨
헤비급 복서 마이크 타이슨은 전성기인 1992년 강간죄가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AP연합뉴스

올해 NBA 동부 콘퍼선스 결승전 중계로 60년 동안의 NBA 방송을 그만 두는 마브 앨버트(80) 캐스터도 성추문으로 곤두박질 쳤다. 알버트는 ‘농구의 목소리(Voice of Basketball)’로 통하는 NBA판 빈 스컬리다. 1997년 여러 여성과의 성행위, 특히 변태적 관계가 드러나 한동안 방송계를 떠났다.

전 뉴욕 메츠 제네럴매니저를 역임하고 ESPN 해설자로 활동한 스티브 필립스도 인턴과 바람피운게 발각돼 방송사에서 해직당하고 이혼까지 당했다.

바우어의 조사가 어떤 방향으로 진전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USA투데이지의 기사처럼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사태가 심각하다면 본인뿐 아니라 월드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다저스 구단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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