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톱 10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하반기 대중음악 공연 시장이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다시 멈춰 서게 됐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 수준인 4단계로 올라가면서 대중음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초 이달부터 최대 5000명까지 콘서트 관람이 허용돼 하반기에는 공연 관객을 맞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여러 행사들이 예정됐지만 새로운 거리두기 체제 개편에 따라 공연이 줄줄이 취소 및 연기되고 있다.

25일까지 수도권 전체에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침에 따르면 정규 공연시설에서 열리는 공연은 방역수칙을 지키는 조건으로 허용되지만, 체조경기장이나 공원 이외의 실내·외 시설에서 열리는 대규모 공연은 장르를 불문하고 금지된다. 4단계에서도 밤 10시 이전에 끝나는 공연에 한해 최대 5000명까지 관람이 가능하지만, 수도권의 대규모 콘서트는 대부분 임시 형태의 실내외 공연장에서 열리거나 지자체의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받게 돼 취소나 연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결국 공연을 취소하거나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당장 지난 1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싱어게인 톱 10’ 전국투어 수원 공연은 공연을 하루 앞두고 취소됐다. 오는 24일 예정됐던 ‘싱어게인 톱 10’ 고양 공연도 취소됐다. 이달 23∼25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진행 예정이던 ‘미스터트롯’ 전국투어 수원 공연도 같은 행정명령에 따라 취소됐다. 16∼1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계획됐던 ‘미스터트롯’ 톱 6 서울 공연은 무기한 연기됐다.

미스터트롯 1

모처럼 관객을 맞을 준비를 하던 오프라인 K팝 콘서트도 직격탄을 맞았다. 오는 17일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1 다시 함께, K팝 콘서트’는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NCT 드림, 오마이걸, 비투비 등이 출연할 예정이었던 이 공연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대형 오프라인 K팝 콘서트로 주목받았으나 결국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됐다.

이달부터 8월까지 콘서트를 예정했던 ‘미스트롯’과 나훈아 콘서트 등도 비상회의에 돌입했다. 하반기 콘서트 개최를 준비 중이던 기획사들도 계획을 수정하는 분위기다. 한 공연 관계자는 “간신히 한숨 돌리나 했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며 계획을 전면 재수정 해야 할 위기다. 내부적으로도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위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더욱이 최근 들어 인피니트 성규, 러블리즈 지수에 이어 에이티즈 산까지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세븐틴, 브레이브걸스, 라잇썸 등 활동 중이던 다수의 아이돌 그룹이 코로나19 검사 후 자가격리에 들어가며 활동을 중단하는 등 일정 차질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브레이브걸스, 세븐틴 등은 팬미팅을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것을 고려 중이었으나 변동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늘고 신규 감염자 수가 줄어들면서 하반기엔 오프라인 프로모션과 콘서트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에 온라인 위주로 다시 컴백 프로모션 방향을 수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대중음악 공연계는 2년 가까운 시간동안 공연 취소와 연기를 거듭하며 위기를 맞았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 대중음악 공연의 피해 추정액은 약 1840억원에 달한다. 최근까지만 해도 1년 8개월 만에 대형 야외 음악축재인 ‘2021 뷰티풀 민트 라이프’가 열리고 ‘싱어게인 톱10’ 서울 콘서트도 무사 개최되면서 대중음악 콘서트 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대중음악 콘서트 업계는 다시 시름에 빠지게 됐다.

사진 | 쇼플레이, 한매연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