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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영화 ‘셔터’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랑종’으로 한국 관객들에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곡성’ 나홍진 감독의 기획과 ‘셔터’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연출로 화제를 모은 ‘랑종’은 화제작이자 문제작으로 관객들에 제대로 각인됐다.
스릴러와 스산함, 기이함의 줄다리기를 펼치는 ‘랑종’은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지만, 일찌감치 개봉 4일만에 손익분기점인 40만을 돌파했다. 80만 돌파도 목전에 두며 ‘모가디슈’, ‘방법: 재차의’, ‘보스베이비2’ 등 국내·외 대작들의 개봉러시에도 굳건히 상위권에 함께 랭크돼있다.
태국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한국이라는 큰 무대에서 작품을 선보여 흥분되고 영광스럽다”며 “처음 나홍진 감독님과 일을 하게 됐다는 걸 알게 됐을 땐 믿어지지 않았다. 감독님의 빅팬으로서 ‘이게 실화인가?’ 싶고 흥분되고 긴장감이 있었다. 함께 하고서는 중압감, 압박감이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라 같은 장소에서 일할 수 없고 서로 화상으로 소통하다 보니 나 감독님이 원하는 걸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우려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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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이 쓴 시나리오 원안을 봤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지점은 무엇이었을까. 이어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원안을 받았을때 드라마틱한 한 여성의 일생이라 생각했다. 이상증후군이 나타남으로 인해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돌변하는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인상 깊었다”며 “영화가 한국에서 소개되고 나서 내가 예상했던 기대 이상의 반응에 감사하다. 너무 무서워서 영화를 보다가 나갔다는 반응도 있었는데 기뻤다”고 밝혔다.
하지만 극중 인물들은 끔찍하고 잔혹한 일도 온 몸으로 겪어낸다. 수위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공존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영화적으로 꼭 필요한 장면만 넣으려고 노력했다. 촬영 방법도 고심을 많이 했다”며 “한국팀의 역할이 중요했고, 명확했다. 나홍진 감독님이 이 영화의 모든 프로듀싱을 맡아 주셨다. 감독님이 속해계신 회사와 태국회사의 협업, 모든 부분에서 한국 팀과 태국 팀이 협업을 해서 좋은 작품이 나올수 있었던거 같다”고 만족했다.
영화는 태국의 무속신앙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때문에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태국 여러 지역의 무당 30여명을 만나며 직접 취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사실 태국 무속신앙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오래 리서치 하면서, 태국의 무속신앙을 알게 되면서 흥미로움을 더 느끼게 됐다. 한국의 무속신앙과 태국의 무속신앙의 공통점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다. 원안의 기본 골격은 유지해가면서 내가 조사한 디테일이 원안에 스며들었다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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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도 캐스팅 단계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캐스팅에 전제조건이 있었다.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유명하지 않고,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어야 했다. 그러면서도 시나리오 내용은 어려워서 실력자들이 필요했다. 연극배우들 중에 뽑자는 의견이 나왔고 굉장히 많은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 했다. 그래서 파워풀한 캐스팅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캐스팅 이후에도 배우들과의 워크샵을 통해 각 장면마다 어떻게 리얼리티를 살려서 실제 같은 수위에 맞는 연기를 할지 많은 의견 조율을 통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공포 영화를 좋아했던 소년은 이제 태국을 넘어 한국까지 영향력을 끼치는 공포물 장인으로 성장했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어릴때의 경험들이 영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그러다 나홍진 감독의 영화를 보고 깨달은 점도 많다. 새로운 시대의 공포 영화는 차별화되고 유니크하다. 서서히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게 새로운 제작자로서의 도전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게도 이번 작품이 의미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건 태국 사람들 같은 경우는 그동안 많은 믿음과 신앙이 혼재해있다. 나홍진 감독님과 의견을 모았던게 기존 공포영화처럼 공포만 주는 게 아니라 관객들로 하여금 본인이 알고있던 믿음 등을 뒤돌아보는 기회를 주는 걸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영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주)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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