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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외국인 감독 삼총사가 모두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핑계없는 무덤 없지만, 부상자는 어느 팀이나 있었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제한적 훈련 환경이었다는 점도 똑같다. 약한 전력을 극대화하지 못해 사이좋게 8~10위를 나눠 가졌다.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이유는 팀 체질을 바꿔보자는 절실함 때문이었다. 코칭스태프의 파벌, 특정 선수 편애 등의 답습을 버리고 젊은 선수들로 팀을 꾸리자는 기대감이 녹아 있었다. 야구를 대하는 문화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단시간에 체질을 바꿔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다. 그런데도 외국인 감독이 이끈 롯데 KIA 한화가 다른 팀과 비교되는 특별한 색깔이 있었는지는 물음표로 남아있다. 오히려 리그 수준을 하향 평준화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비난 목소리도 있다.
유일한 3할대 승률팀인 한화는 1군에서 2군 경기를 하고 있다. 어린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성장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준다는 구단의 방향은 박수받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 시간을 1군에서 보낸다는 것은 상대팀과 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지난 27일 대전 LG전에서는 안쓰러울 정도로 허술한 수비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오죽하면 동료 선수가 송구를 빠뜨린 후배를 보며 어이없는 미소를 지었을 정도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포함한 외국인 코칭스태프는 “결과에 매몰되지 말고 자기 플레이를 하라”고 수없이 강조했지만, 기량이 부족한 선수에게 자기 플레이를 강요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한화의 경기력이 내년에 획기적으로 좋아진다는 보장도 없다. 적어도 3~4년은 올해처럼 운영해야 한다. 리그 흥행에는 도움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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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를 맞은 KIA 맷 윌리엄스 감독도 체질개선에 실패했다. 베테랑들이 부상 도미노로 쓰러지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개막 전부터 하위권으로 분류됐지만, 포석을 깔지 못했다. 한화처럼 대대적인 리빌딩을 선언한 것도, 대체 인력 발굴에 열을 올린 것도 아닌 어정쩡한 스탠스로 창단 후 최악의 성적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양현종을 포함한 프리에이전트(FA) 영입으로 성적을 내면, 외국인 감독에게 기대한 체질개선은 실패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 불펜 필승조를 길러냈다는 자평을 할 수도 있지만, 윌리엄스 감독의 역량으로 보긴 어렵다. 오히려 묵묵히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선수를 성장시키려는 ‘스타 코치군단’의 역할이 그나마 3할대 승률로 추락을 막아낸 것으로 보는게 합리적이다.
사실상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른 롯데도 마찬가지다. KBO리그에서 가장 오랜 기간 한국시리즈 우승을 따내지 못한 팀으로 남아있는 롯데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형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즌 초 감독 경질을 단행했다. 래리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넘겨받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팀 타율 1위(0.278)에 오르고도 유일한 5점대 팀 평균자책점(5.40) 불명예로 가을잔치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젊은 선수를 중용하자는 기치를 내걸었지만, 도루 꼴찌(58개) 수비효율 최하위(0.672) 등으로 체질개선에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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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는 1군과 2군의 기량차가 크다. 1군에도 기본기가 약한 선수가 즐비한 게 현실이다. 편견없는 선수 기용이 외국인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용병술이 없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화차로 볼 수도 있는데 이 간극을 좁히는 것이 프런트의 역할이다. 때문에 외국인 감독의 실패는 프런트의 실패로 비친다. KBO리그의 질적 향상은 내년에도 쉽지 않아 보인다. ‘야구 전문가’로 불리는 선수출신 단장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리그 질 향상은 구단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꾀할 수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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