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선우기자] ‘장르가 로맨스’, 장르가 류승룡이다.

17일 개봉하는 영화 ‘장르만 로맨스(조은지 감독)’는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작품이다.

류승룡은 극중 작가 현으로 변신했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으로 7년간 신작을 내지 못하는 인물이자 오나라의 전 남편, 류현경의 현 남편인 복잡한 서사의 주인공이다. 설상가상 그의 앞에 나타난 작가 지망생 무진성(유진 역)은 그에 대한 열렬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이로 인한 깜짝 브로맨스로 형성된다. 뿐만 아니라 류승룡은 절친 김희원, 아들 성유빈, 이웃집 주민 이유영 등 모든 인물들과 마주치며 에피소드를 쌓아간다.

여기에서 배우 류승룡의 진가가 드러난다. 가장, 작가, 친구, 남편, 스승 등 여러가지 역할에 놓여있는 현의 복잡 미묘한 심경이 고스란히 작품에도 담겼다. 하지만 고민만 하기 보다는 이를 유쾌하게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다. ‘극한직업’으로 천만배우가 된 류승룡이 다시 선보이는 유쾌한 장르인만큼, 은근한 코미디도 가미돼있다. 무표정으로 툭툭 던지는 대사들의 웃음 타율이 높다. 유진의 영향으로 새 작품을 돌입하게 된 현이지만, 승승장구 할 것 같았던 앞날은 여러 고난들이 중첩된다. 현은 어떤 선택으로 난관을 극복할까. 그 과정에서 주는 웃음과 감동도 공존한다.

이처럼 ‘장르만 로맨스’는 제목에서 주는 느낌처럼 정말 다양한 장르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또 제 옷을 입은 듯 훨훨 날아 다니는 류승룡의 연기 종합 세트를 보는 듯 하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이런 류승룡의 열연을 더욱 시너지 나게 하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도 눈에 띈다. 순정파 눈물남으로 변신한 김희원을 비롯해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한단계 더 도약한 오나라, 잘 자란 아역 성유빈, 생활 연기도 일품인 이유영, 이번 작품으로 발견된 무진성까지. 어느 인물 하나 아쉬움 없이 제 몫을 해냈다.

이들을 이끈 마에스트로 조은지 감독의 위트 있는 연출로 정점을 찍는다. 여러 관계성이 다소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조은지 감독은 선을 넘지 않고 적당선에서 극에 잘 녹여냈다. 끝내 이 관계들은 서로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은근한 위안까지 선사한다. 영화는 내내 관계와 상처에 대해 조명하고 이를 유쾌하게 풀어냈지만 여운은 짙다. 여러모로 합이 좋은 작품이다. ‘장르만 로맨스’는 위드 코로나 이후 선보여지는 작품으로 ‘연애 빠진 로맨스’, ‘유체이탈자’ 등 다양한 국내 작품들과 함께 출격 대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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