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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 제대로 된 KBO총재를 선출하기 위한 투명한 제도가 필요하다.
얼마전 불거진 KBO이사회 녹취록 사안을 들여다보면 정지택 KBO 총재가 특정구단 밀어주기를 한 의혹이 드러난다. 정 총재는 두산그룹과 밀접한 인사다. 2008년부터 11년간 두산중공업 부회장으로 두산베어즈 구단주 대행을 겸했다.
KBO리그는 역대 14명의 총재 중 11명은 정치인, 관료, 군인 출신이고 3명은 기업인 출신이다. 이들은 상당수가 야구행정에 대한 함량 미달 등으로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썼다. 몇몇은 각종 비리와 추문으로 중도 사퇴하기도 했다.
기업인 출신인 15대 수장인 정지택 총재도 리그중단 결정에 대한 책임으로 리더십을 상실한 상태다. 이사회 녹취록 발췌본을 통해 총재가 리그 중단을 유도한 정황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KBO는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시시비비를 가리기 위해 조사중이다.
스포츠는 공정한 룰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승부한다. 그게 스포츠의 매력이다. 요즘 사회의 화두도 공정과 공평, 그리고 투명성이다. KBO리그는 KT 우승으로 대단원의 마침표를 찍었지만, KBO를 대표하는 정 총재는 여전히 특정구단 밀어주기의 불공정 논란과 직면해 있다.
다음 KBO총재가 누가 될진 모르겠으나 앞으론 KBO총재도 공정하고 투명한 과정을 거쳐 박수받으면 왔으면 좋겠다. 팬들과 구단, 야구관계자가 모두 인정하는 사람이 왔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오픈된 제도가 필요하다.
현행 KBO총재는 구단대표로 구성된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 총재와 구단주로 구성된 총회를 거쳐 선출된다. 야구행정 전문가 선출이 아닌 각 구단 입김이 들어가는 구조다.
향후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선 콘클라베와 같은 KBO 밀실을 벗어나 외부 인사를 포함한 공개된 총재후보추천회가 필요하다. 추천회의 인적 구성도 중요하다. 추천회부터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그래야 각 구단도 인정할 것이다.
앞으로 총재후보추천회에서 복수의 인물을 추천하고 KBO 총회를 거쳐 총재가 선출되면 낙하산이나 특수관계인이 들어 설 가능성이 줄어든다. 총재후보추천회 신설은 KBO가 미래지향적으로 가기 위한 제도이며 야구 팬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 걸음이다.
현재 KBO는 야구인기 회복, 공동 마케팅 추진, 선수육성 시스템 등 일이 산적해있다. 그럼에도 각 구단은 자신의 이익에만 충실한 상황이다. 특정 구단에 휘둘리지 않는 야구 수장이 필요한 이유다. 지금처럼 각각의 이익만 추구하면 공동 발전은 결코 이뤄내지 못한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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