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KIA 타이거즈 선발투수로 활약해온 FA 양현종. |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비시즌이지만 12월은 늘 뜨겁다. 야구팬 중 누군가는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 것처럼 행복한 일과 마주한다. 반대로 경우도 있다. 한 팀을 대표해온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적은 팬들에게 아쉬움 이상의 상처를 남긴다. 매일 경기가 열리는 페넌트레이스 기간 이상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스토브리그다.

지금까지는 조용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 개장 이틀째인 지난달 26일 최재훈이 한화와 5년 최대 54억원에 계약한 후 어떠한 계약도 발표되지 않았다. 그러나 구단들은 물밑에서 활발하게 움직였고 선수 혹은 에이전트와 꾸준히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2주 넘게 침묵 상태였지만 곧 침묵이 깨질 전망이다. FA 시장 투수 최대어 양현종을 시작으로 야수 최대어 나성범까지 굵직한 이름들이 빅딜을 맺으면서 이른바 연쇄 이동이 예상된다.

시작점은 KIA와 양현종이 될 수 있다. 양현종 에이전트 스포스타즈 최인국 대표는 13일 “KIA 구단과는 꾸준히 긍정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합의점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만족스러운 금액이 나온다면 당장이라고 계약이 되지 않겠나. 일단 내일 광주에서 KIA 측과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KIA 구단 또한 최인국 대표와 오는 14일 협상테이블에 앉는 것을 인정했다.

물론 14일 양현종 계약을 장담할 수는 없다. 그래도 지금까지 양현종 측과 KIA는 꾸준히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양현종 측은 양현종의 의사에 따라 FA임에도 KIA를 단일창구로 두고 협상에 임했다. KIA 또한 이러한 양현종의 마음에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양현종과 계약이 영순위라고 강조한다. 외부 FA 영입을 진행하면서도 양현종과 계약을 먼저 마무리짓고 외부 FA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IA 팬 입장에서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양현종 복귀와 나성범 영입이다. 이 경우 5년 전 겨울 최형우를 잡았던 것처럼 더할나위 없는 겨울을 보낼 수 있다. KIA는 2017년 최형우를 앞세워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이후 내리막을 탔으나 최형우는 리그 최고 수준 활약을 이어갔다. 최형우와 KIA의 만남은 선수와 팀 모두가 만족할 모범 FA 사례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KIA가 나성범을 비롯한 외야 FA를 노리는 이유 또한 이러한 성공사례가 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KIA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이전에도 FA 시장은 최대어를 시작점 삼아 연쇄 이동이 일어났다. 2013년 겨울 국가대표 리드오프 이용규가 KIA에서 한화로 이적하면서 이대형이 LG에서 KIA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1년 전 두산 소속 FA들도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였다. SSG가 최주환과 더불어 오재일 영입도 고려했으나 삼성이 오재일에게 강하게 베팅하면서 오재일은 대구로 향했다. 두산은 한화, NC와 영입경쟁 끝에 각각 정수빈과 허경민을 지켰다.

나성범
NC 나성범이 지난 10월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와 NC의 더블헤더 1차전 8회초 1사 1,3루 상항에서 KT 선발투수 고영표를 상대로 동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번 FA 시장 중심에는 외야수들이 자리하고 있다. 즉 나성범이 움직이면 김재환, 박건우, 김현수, 손아섭, 박해민 등도 줄줄이 움직일 수 있다. 더불어 황재균, 강민호, 장성우, 박병호, 정훈 등의 행선지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구단과 선수측은 이미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만들어놓았다.

외국인선수 계약 소식이 한창인 가운데 트레이드도 성사됐다. NC가 심창민을 영입해 불펜진을 보강했고 삼성은 김태군을 데려왔다. 삼성의 김태군 영입이 강민호 재계약을 바탕에 둔 한 최강 포수진 구축일지, 아니면 강민호의 이적을 고려한 백업플랜일지는 시간이 알려줄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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