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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이창민이 11일 클럽하우스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서귀포 | 정다워기자

[스포츠서울 | 서귀포=정다워기자] 제주 유나이티드, 하면 떠오르는 선수. 바로 이창민(28)이다.

이창민의 제주의 간판이다. 2016년 입단해 벌써 일곱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뛴 기간도, 존재감도 절대적이다. 이창민은 지난해 말 김천 상무에 지원했지만 탈락했다. 올해에는 제주에 없을 것처럼 보였지만 군 복무를 미루고 1년 더 뛰기로 했다. 이창민에게는 비보였지만 제주에겐 희소식이었다. 11일 제주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창민은 “처음에 탈락 소식을 들었을 땐 우울했다. 그래도 빨리 털어내는 편이라 지금은 괜찮다. 늘 다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원래 강등 후에도 주변에서 군대에 가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무책임하게 떠나고 싶지 않아 남았다. 그런데 1년씩 계속 연장이 되고 있다”라면서 “제주에서는 제가 남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감사할 일이다. 2022년에도 제주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나가지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에는 선물로 드리고 떠나고 싶다”라고 새해 목표를 밝혔다.

선수마다 제주에서의 생활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다르다. 이창민은 제주에 최적화된 선수다. 그는 “나는 제주가 좋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곳이다. 시즌 종료 후 부산과 서울에 갔는데 못 있겠더라. 차, 사람이 많은 것에 적응이 안 된다”라면서 “와이프도 제주를 좋아한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아동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나도, 와이프도 지루함을 못 느끼고 살아가고 있다. 알고 보니 장모님은 나보다 1년 먼저 제주에 들어오셨더라. 모든 게 제주와 맞아떨어진 삶이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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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그래서인지 이창민은 시간이 흐를수록 완성형 미드필더로 발전하고 있다. 남기일 제주 감독과 동료들은 이창민의 출전 여부에 따라 경기력에 크게 달라진다고 말한다. 중앙 미드필더로서 패스, 운영, 슛, 그리고 최근에는 수비력까지 정상급으로 성장했다. 이창민은 “솔직히 나도 왜 이제야 이런 모습이 나왔을까 아쉽기도 하다. 어릴 때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다만 제주가 나만의 팀은 아니다. 동료들도 뛰어나다. 나도 도움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함께 좋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 나도 퍼포먼스를 유지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지도자와의 궁합도 좋다. 남 감독은 이창민을 의지하고 이창민도 남 감독을 믿고 따른다. 그는 “감독님은 축구적으로 배울 게 많은 지도자다.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자기만의 철학 색깔을 갖고 계신 분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감독님이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알고보면 천진난만한 모습도 있으시다. 늘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며 남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주는 2022년 전북 현대, 울산 현대와 경쟁하기 위해 스쿼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윤빛가람, 최영준이 합류한 중원은 K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창민은 윤빛가람과 과거 제주에서, 최영준과는 경남FC에서 함께한 경험이 있다. 그는 “가람이형이 ‘네가 있으면 가고 없으면 안 간다’라고 말해서 ‘오면 남겠다’라고 했다. 그랬더니 진짜 오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두 선수를 모두 잘 안다. 성향을 잘 알아서 기대가 된다.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간혹 잘 안 될 때에는 싸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것 또한 재미있을 것이다”라며 세 선수의 조합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목표는 전북, 울산 추격이다. 이창민은 “두 팀을 따라가고 싶다. 그 팀들도 우리를 쉽게 못 이긴다는 느낌을 받는다. 우리가 이길 경기를 이기고 두 팀과 경쟁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주 팬뿐 아니라 K리그 모든 팬에게 재미있는 시즌을 만들어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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