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
삼성 라이온즈 김동엽. | 삼성 라이온즈 제공

[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2021년은 만족스러웠다. 암흑기에서 탈출했고, 정규시즌 2위에 자리했다. 2022년은 정상에 도전한다. 나아가 왕조 재건도 노린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있다. ‘거포’ 김동엽(32)의 부활이다.

김동엽은 2021시즌 69경기, 타율 0.238, 4홈런 24타점, OPS 0.637에 그쳤다. 특히 홈런은 KBO 리그 데뷔 후 가장 적었다. 한때 27개(2018년)까지 쳤던 선수가 달랑 4개에 그쳤다. 추락이었다. 그래도 삼성은 좋았다. 76승 9무 59패, 승률 0.563을 찍으며 정규리그 2위에 자리했다. 1위 KT 위즈와 승-무-패가 같았고, 타이브레이커에서 패하며 2위였다. 반대로 보면, 김동엽이 더 잘했을 경우 우승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제 2022년이다. 어느 해보다 삼성에게 김동엽의 힘이 필요하다. 부동의 중견수였던 박해민이 FA 계약을 통해 LG 트윈스로 이적하면서 외야에 구멍이 생겼다. 일단 중견수 자리는 좌익수를 주로 봤던 김헌곤이 들어갈 전망이다.

자연스럽게 좌익수는 김동엽과 호세 피렐라가 맡아줘야 한다. 수비에서 아쉬울 수 있으나 그 아쉬움을 공격력으로 덮어야 한다. 특히 피렐라가 발바닥 부상으로 인해 풀 시즌을 소화할 수 없을 확률이 높다고 봤을 때 김동엽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동엽이 잘했던 것이 아주 과거의 일도 아니다. 2020시즌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2, 20홈런 74타점, OPS 0.868을 만들었다. 2016년 KBO 리그 데뷔 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특히 2년 만에 20홈런 타자로 돌아온 것이 고무적이었다. 삼성이 가장 바랐던 부분이다. 이 모습을 2022년 다시 보여줘야 한다.

상대적으로 홈런이 부족했던 삼성이지만, 2021년은 달랐다. 피렐라가 29홈런을 쳤고, 오재일이 25홈런을 쐈다. 구자욱도 22홈런. ‘20홈런 타자’ 3명이 나왔다. 베테랑 강민호까지 20개에 가까운 18개 아치를 그렸다. 덕분에 팀 133홈런으로 리그 3위였다. 박해민의 이탈을 제외하면 멤버 변화는 없다. 올 시즌도 대포를 쏴줄 선수들이 그대로 있다.

허삼영 감독은 꾸준히 “김동엽이 해줘야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내왔다. 이는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지난 시즌 막판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2021년 9월 이후에는 28경기에서 타율 0.305, 3홈런 24타점을 생산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를 이어가면 된다.

김동엽까지 부활한다면 삼성은 최대 5명의 20홈런 타자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 삼성은 지난 2003년 시즌 20홈런 타자 5명을 낸 바 있다. 이승엽(56개)-마해영(38개)-양준혁(33개)-진갑용(21개)-틸슨 브리또(20개)가 대포를 펑펑 터뜨렸다. 19년 만에 이런 모습이 재현될 수 있다. 김동엽에 달렸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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