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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속수무책’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렸다. 서울 삼성이 또 한번 졸전을 펼치며 무너지고 말았다. 악재가 줄줄이 겹친 상황. 외국인 선수라도 제대로 뛰었다면 상황은 조금이라도 달랐을 수 있다.
삼성은 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 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5라운드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69-94의 대패를 당했다. 1쿼터는 대등하게 맞섰으나 2쿼터 중반 이후 밀리고 말았다. 회복하지 못했고, 그대로 경기를 내줬다.
이날 삼성은 외국인 선수 토마스 로빈슨(31)과 다니엘 오셰푸(29) 둘 다 뛰지 못했다. 기록으로 보면, 로빈슨이 평균 15.4점 10.2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중이었고, 오셰푸가 평균 10.4점 7.8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올리고 있었다. 순식간에 25.4점 18.0리바운드 4.1어시스트가 빠졌다.
부상 때문이다. 로빈슨이 가슴 통증을 호소하면서 뛰지 못했고, 오셰푸는 허리 상태가 좋지 않다. 삼성 입장에서는 답답하기 그지 없는 노릇이다. 국내 선수 라인이 강한 편이 아닌데 그나마 ‘비빌 언덕’이 돼줘야 할 외국인 선수가 통째로 빠졌다. 결과는 패배였다.
로빈슨은 아이재아 힉스(28)의 대체 선수로 왔다. 2012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뽑힌 자원. 이름값만 보면 KBL 역대 어느 외국인 선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기대만큼 해주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오셰푸는 골밑에서 든든한 모습을 자원이다. 무릎 부상이 있었으나 털고 돌아와 힘을 내고 있었다. 이와중에 허리 부상이 왔다. 1월 23일 오리온전 이후 뛰지 못하고 있다. 골밑 무게감이 확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규섭 감독대행은 “오셰푸는 허리 부상이 생각보다 안 좋은 상태다.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토마스는 운동 후 증상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건강이 최우선인 상황이다. 그래도 최대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은 7승 29패로 최하위다. 승률 0.194로 2할도 깨졌다. 그야말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천기범이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후 은퇴했고, 이상민 감독까지 물러났다. 외국인 선수까지 없다. 무언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대행은 “현재 팀 상황이 좋지 않다. 최선을 다해 노력중이다. 아직 리그가 진행중이다. 그동안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이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변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얻을 것은 얻어야 한다. 팬들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 각오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전력 회복이다. 가장 시급한 쪽이 외국인 선수다. 당장 복귀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삼성의 마음만 급하다. ‘유종의 미’를 위해서라도 최대한 당겨야 한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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