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심장 이식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그리피스(왼쪽)가 지난 1월10일(현지시간) 환자 데이비드 베넷과 포즈를 취했다. 출처 | 메릴랜드의대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세계 최초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 심장을 이식받아 화제를 모았던 50대 환자가 2개월 만에 숨졌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가디언 등 언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메릴랜드래 의료센터는 이날 지난 1월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이식받은 데이비드 베넷(57)이 8일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그의 사망이 장기 거부에 의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며칠 전부터 환자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이 아직 검사를 마치지 않아 사망원인인 대해 더는 언급할 수 없다며 의료진이 향후 결과를 동료평가(peer-reviewed) 의학저널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넷의 2개월 생존은 이종장기이식 사례로는 이례적으로 오래 생존한 기록으로 남게 됐다. 이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984년 원숭이 심장을 이식받은 아기가 21일간 생존한 사례가 있었다.

메릴랜드 의대와 의료센터 연구진은 지난 1월 7일 말기 심부전 환자로 인체 장기를 이식받지 못하고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태에서 시한부 삶을 살아가던 베넷에게 동의를 받아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했다.

장기 이식에는 인체에 이식됐을 때 인간 면역체계의 즉각적인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돼지의 유전자들을 제거하고 대신 인간 면역체계가 장기를 받아들이도록 도와주는 인간 유전자를 삽입한 돼지의 심장이 사용됐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베넷은 수술 한달 후인 지난달에는 병원 침대에서 물리치료사와 함께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경기를 시청하기도 했다.

베넷의 아들은 성명에서 “아버지 사례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기를 바란다”면서 “이번 수술에서 배운 것들이 미래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장기부족을 종식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베넷은 얼굴이 공개된 뒤 그의 과거 범죄이력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베넷은 지난 1988년 자신의 아내가 동창의 무릎에 앉아 함께 어울렸다며 동창 에드워드 슈마커를 흉기로 찔러 징역 10년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복부 등을 칼로 찔린 22세의 피해자는 이후 평생 휠체어를 이용해야 했고, 41세에 사망했다. 베넷은 6년간의 복역 후 출소했으나, 피해자 가족에게 법적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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