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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 인턴기자] 재건축 단지 속의 고양이 이주 프로젝트를 그린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가 17일 개봉했다.
영화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고양이를 통해 보다 차별화된 접근과 주제의식으로 생태, 동물권, 환경 등의 문제를 성찰하는 정재은 감독의 4번째 다큐멘터리다. 2001년 ‘고양이를 부탁해’로 데뷔한 정재은 감독은 특히 ‘말하는 건축가’(2012), ‘말하는 건축 시티:홀’(2014), ‘아파트 생태계’(2017) 건축 3부작 다큐멘터리를 통해 도시와 공간 속 삶을 꾸준히 다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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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의 아파트’는 사려 깊은 촬영과 섬세한 연출을 통해 고양이를 ‘애묘’의 존재로 대상화하지 않고 인간과 동등한 관계로 위치시킴으로써 도시 생태 문제에 대한 다른 시선, 다른 질문, 다른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는 작품이다. 살던 공간을 쉽게 바꾸지 않는 ‘정주성’을 지닌 고양이들을 안전하게 이주하려는 과정은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사회의 모든 존재들을 다정하고 섬세하게 위로한다.
공개된 메이킹 현장 스틸은 소통이 불가능한 고양이를 촬영하면서 겪는 어려움과 그럼에도 고양이들과의 소중한 교감을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정재은 감독은 길고양이를 촬영하며 이야기를 만드는 일의 어려움을 전한 바 있다. 메이킹 현장 스틸에서 알 수 있듯이 촬영감독은 고양이를 찍기 위해 몸을 쭈그리거나 조심성 많은 고양이들과 귀여운 눈치게임을 벌이기도 한다. 실제로 카메라가 무서워서 피하는 고양이들도 있고, 많은 고양이들이 흩어져 지내기 때문에 오늘 만난 고양이를 다음 촬영에서 다시 만난다는 보장도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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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아파트 속 길고양이들은 처음 정재은 감독을 만났을 때부터 그를 환대해주었고, 스틸 속에서 고양이들과 정재은 감독의 정서적 거리가 가깝게 느껴진다. 특히 영화에서도 주요 출연 고양이로 등장하는 ‘반달이’가 정재은 감독의 등에 머리를 기대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깜이’도 영화 속에서는 성격 터프한 깡패 고양이로 나오지만 스틸 속에는 ‘반달이’와 정재은 감독과 조화롭게 지내는 모습이 담겨 반갑다. 고양이를 동등한 시선에서 바라보는 사려 깊은 연출 태도가 메이킹 현장 스틸에도 고스란히 드러나며 ‘고양이들의 아파트’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고양이들의 아파트’는 17일부터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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