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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허무하게 끝나서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고요.”
지난 21일 V리그 여자부가 코로나 확산세를 견디지 못해 결국 막을 내렸다. 1위 현대건설은 물론, 2위 한국도로공사 역시 아쉬움이 큰 건 마찬가지다. 조기 종료 소식을 들은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허무함에 한동안 아무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23일 본지와 연락이 닿은 김 감독은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렸다”라며 아쉬워했다.
도로공사는 이번 시즌 현대건설과 함께 우승 후보로 꼽혀왔다. 2021~2022시즌 개막 전 6개 팀 감독 가운데 4명이 ‘우승 후보’로 도로공사를 지명했다. 레프트 박정아, 센터 정대영-배유나, 리베로 임명옥 등 베테랑이 즐비했고, 직전 시즌 후반 저력을 보였기에 타 팀의 경계 1순위였다.
시즌 초 굴곡이 있었지만 곧장 치고 나갔다. 팀 역대 최다 12연승을 내달리며 역사를 썼다. 현대건설의 유일한 ‘대항마’로 자리 잡았다. 현대건설의 발목을 두 번이나 붙잡았다. 개막 12연승을 질주하던 현대건설에 첫 브레이크를 건 팀이 도로공사다. 3라운드 맞대결 당시 현대건설을 홈으로 불러들여 패를 안기며 13연승을 저지했다. 이 경기는 김 감독이 꼽은 이번 시즌 베스트 경기이기도 하다.
현대건설의 조기 1위 확정을 저지한 것도 도로공사다. 조기 1위 확정까지 승점 단 3만을 남겨둔 현대건설을 상대로3-0 완승을 거뒀다. 6라운드 리벤지 매치에서 2-3으로 패했지만 승점 1을 뺏어 현대건설의 축포를 또 막아 ‘천적’을 증명한 셈이다.
덕분에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현대건설에 감독은 물론 선수들까지 자신감이 가득했다. 도로공사는 2017~2018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 이후 우승 트로피가 없다. 이번 시즌 ‘우승 적기’라는 이야기를 수없이 들어온 김 감독은 “나도 비슷하게 생각했다. 플레이오프가 더 어려울 것 같았고,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챔피언결정전은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며 “선수들이 가장 아쉬워했다. 열심히 준비했고, 이번 시즌 나름대로 잘해왔기에 더 아쉬울 거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2020~2021시즌을 마친 후 도로공사와 재계약을 맺었다. 차기 시즌 구상에 대한 물음에 “우리 팀은 한 명을 바꾸면 전체적으로 손을 봐야 한다. 아직은 상황이 여의치 않다.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들어가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할 수 있고, 기량이 언제쯤 성장할 지에 판단이 서지 않는다. 더 잘할 수 있을 때 기회를 주고자 한다, 굉장히 고민된다”며 “그래도 재작년부터 지켜본 전새얀의 가능성은 확실해졌다. 자리 잡고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kk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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