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서울 아파트 신규 공급이 사실상 ‘올스톱’ 됐다. 강남과 강북 등의 사업장마다 크고 작은 마찰이 생기면서 분양 준비가 줄줄이 연기됐다. 실 수요자들의 올해 내 집 마련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6일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까지 서울에서 공급된 물량은 3133가구에 그쳤다. 이는 올해 서울에서 4만가구 이상이 공급될 것이란 전문가들 예측 물량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문제는 서울의 공급 부족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서울 분양 최대어로 꼽혔던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1만2032가구)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들 간 갈등이 폭발하면서 공사를 시작한지 2년 2개월만에 공사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로 예정됐던 일반분양(4700여가구) 일정이 무한 연기됐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펜타스’(641가구) 역시 분양 일정이 올해 5월에서 내년으로 미뤄졌다. 최근 직전 시공사와의 법적 분쟁을 가까스로 마무리지었지만 분양 계획에는 차질이 생겼다. 총 2678가구 규모의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 사업은 공사 현장에서 유물이 발견돼 연내 분양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북권 상황도 비슷하다. 은평구 대조1구역(2451가구)은 철거까지 끝냈지만 조합 간의 공사비 관련 갈등으로 분양과 착공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동대문구 이문1구역과 3구역 등 총 7390가구는 올해 상반기 분양 예정이었으나 시공사 교체 문제 등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약 대기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서는 ‘분양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허탈하다’, ‘올해도 내 집 장만이 물 건너 같다’는 등의 한숨 섞인 댓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이 원자재값 폭등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실수요자들의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아파트값은 계속 상승해 내 집 마련은 더 멀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5014만원으로 경기도 6억802만원보다 약 2배가량 높았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분양일정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올해도 공급 가뭄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사업장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속출하면서 지난해처럼 공급 가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oul@sportsseoul.com
기사추천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