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양극화 넘어 초양극화…<YONHAP NO-3599>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박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소형·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에 한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박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시장에서 소형·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 7917건 가운데 전용면적 40㎡ 이하의 매매 비중은 22.0%(1741건)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1∼5월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이다.

특히 40㎡ 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이 20%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1~5월 거래 된 서울 아파트 5채 중 1채는 전용 40㎡ 이하의 초소형 아파트인 셈이다. 이는 지난해(12.6%)와 비교해도 10%p 가까이 급등한 수치다.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매매 비중 역시 51.5%로, 2007년(55.0%)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같은 기간 서울 25개 구에서 전용 40㎡ 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중랑구(43.0%)였다. 이어 종로구(37.1%), 중구(36.4%), 영등포구(33.7%), 관악구(29.4%), 강동구(28.7%) 등의 순이었다. 이는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소형 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소형·저가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가격도 상승 추세다. 강서구 가양2단지(성지) 전용 34.44㎡는 지난 5월 5일 6억3000만원(8층)에 팔려 지난해 기록한 종전 최고가(6억원)를 경신했다. 전국적으로도 소형 아파트값의 지표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지난달 KB 면적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전용 60㎡ 이하의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1.3으로 가장 높았다.

6억원 이하 저가 아파트의 매매 비중도 최고치에 달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는 현재까지 857건이 등록된 가운데 이 중 6억원 이하 거래가 394건(45.9%)을 차지했다. 서울 아파트 6억원 이하의 매매 비중은 지난달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것으로, 전달(37.1%)과 비교해 8.8%p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매우 높은 만큼 소형·저가 아파트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여신 규제와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소형·저가 아파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ou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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