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삼성 백정현\'
삼성 백정현이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4회초 두 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한 후 코치, 포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대구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대구=김동영기자] 삼성이 또 졌다. 9연패다. 이쯤 되면 백약이 무효하다. 코칭스태프 교체도, 농군 패션도, 호세 피렐라(33)의 ‘폭풍 빠던(배트 던지기)’도 침체된 팀을 구하지 못했다. 경기력이 안 되니 답이 없다. 그나마 믿을 구석이었던 타선도 침묵했다.

삼성은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SSG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백정현의 부진과 타선의 집중력 부재가 겹치면서 2-7의 패배를 당했다.

무려 18년 만에 9연패다. 지난 2004년 5월5일부터 5월18일까지 10연패를 당한 바 있다. 18년-6627일 만이다. ‘충격’이라는 말도 부족한 수준이다. 순위가 8위까지 떨어진 상황인데 9위 NC가 점점 더 가까워진다. 1.5경기 앞섰다. NC도 키움에게 스윕패를 당하면서 그나마 승차가 줄어들지 않았다. 여러모로 최악의 전반기 막판을 보내는 중이다.

10일 경기를 앞두고 삼성도 나름대로 안간힘을 썼다. 코칭스태프를 대폭 바꿨다. 황두성, 권오원, 이정식, 조동찬 코치를 퓨처스로 보내고, 퓨처스에서 정현욱, 권오준, 채상병, 손주인 코치를 올렸다. 투수코치, 불펜코치, 배터리코치, 수비코치를 모두 바꿨다.

허삼영 감독과 최태원 수석코치가 입을 모아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당장 퓨처스에서 특별히 올릴 선수가 보이지 않는 상황. 쇄신을 위해 코칭스태프 개편을 단행했다. 코치들도 머리를 짧게 깎는 등 각오를 다졌다.

선수들도 나름대로 변화를 줬다. 양말을 길게 올려 신는 ‘농군 패션’으로 나섰다. 피렐라만 원래 입던 긴 바지를 입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종종 시도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피렐라만 잘쳤다. 투런 홈런을 때리는 등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나머지는 힘을 쓰지 못했다. 1회말과 4회말, 5회말 득점권 기회가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적시타는 5회말 나온 피렐라의 홈런이 전부였다. 1회말 1사 만루에서 이원석이 병살타를 쳤고, 4회말에도 2사 만루에서 박승규가 뜬공에 그쳤다.

피렐라도 나름대로 퍼포먼스를 보이며 팀의 기를 살리기 위해 애를 썼다. 5회말 투런 홈런을 폭발시킨 후 더그아웃 쪽을 향해 배트를 강하게 집어던졌다. 거의 벤치 앞까지 날아갈 정도로 강하게 던졌다. 라이온즈파크를 찾은 팬들도 거세게 환호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그 다음이 없었다.

사실 1회에 SSG 쪽에 악재가 터졌다. 오원석이 두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갔다. 왼쪽 허리에 통증이 발생했다. 1사 1루에서 강판. 급하게 불펜이 올라왔다. 삼성에게는 호재였다. 그런데 공략이 안 됐다. 최민준(3.1이닝 무실점)-장지훈(2.1이닝 2실점)-김택형( 을 맞이해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했다. SSG 불펜은 8.2이닝 2실점이었다. 무시무시했다.

삼성 타선은 5일부터 9일까지 팀 타율 0.349, 8홈런, OPS 0.932를 만들었다. 같은 기간 10개 구단 통틀어 타율, OPS 1위, 홈런 3위다. 결과적으로 선발 부진, 불펜 붕괴로 인해 팀이 계속 지기는 했으나 타선 자체는 열심히 치고 달렸다.

이 방망이가 말을 듣지 않았다. 5안타 4볼넷을 뽑아냈는데 피렐라가 2안타다. 기록상 득점권에서 4타수 2안타를 쳤다. 1안타가 피렐라의 투런포. 찬스 자체도 많지 않았고, 그 찬스에서 적시타도 터지지 않았다. 이래서는 못 이긴다.

뭘 해도 안 되는 수준이다. 지독한 연패 흐름. 어떻게 해서든 이겨야 했는데 좀처럼 뜻대로 되지 않는다. 선수단도 지치고, 팬들도 힘들다. 이것저것 해봤지만, 그뿐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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