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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고척=장강훈기자] 하루 만에 또 바뀌었다. “입장이 번복됐다”던 수장은 “팀 사정상 깊은 고민 끝에 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키움 홀드왕 후보 김재웅(24)이 팀의 새 소방수로 낙점됐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SG와 홈경기를 앞두고 “깊은 고민 끝에 마운드 보직 정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고 마무리를 바꿨다. 변화가 불가피했고, 팀의 강점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펜진에서 구위나 성적이 가장 좋은 투수가 마무리를 맡는 게 좋다는 게 투수파트의 의견이었다. 김재웅과 면담했고 ‘팀을 위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예상을 깨고 정규시즌 2위를 지키고 있는 키움의 상승 동력은 단연 마운드다. 2일현재 팀 평균자책점 1위(3.33)가 이를 대변한다. 비공인 시속 160㎞ 강속구를 뿌린 안우진과 왼손 에이스 에릭 요키시로 대표하는 선발진도 견고한데, 김재웅 김태훈 이승호 등이 버티는 불펜진도 짜임새가 좋다. 불펜 평균자책점도 1위(3.32)이지만 후반기로 범위를 좁히면 3.75로 3위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팀 득점력이 하위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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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 6연전을 치른 뒤 홈으로 돌아온 지난 2일 홍 감독은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언했다. 전반기 막판 마무리 역할을 하던 문성현이 체력과 구위 저하로 조정기간을 갖게 돼 대안이 필요했다. 김태훈, 이영준을 마무리 후보로 낙점하고 선두 SSG와 경기를 치렀는데, 수비 실책이 빌미가 돼 역전패했다. 후반기에만 4연패 늪에 빠진 탓에 2위 자리를 위협 받는 입장이 됐다. 물러설 곳이 없다는 의미다.
야심차게 꺼내든 집단 마무리 체제가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홍 감독은 평균자책점 0.99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재웅(2승 27홀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8회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가 가장 중요하다. 선발에서 마무리로 넘어가는 과정에 경기 흐름을 잡을 키플레이어이기 때문이다. 김재웅은 변함없이 8회에 등판한다”던 입장을 하루 만에 번복했다.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우여곡절 끝에 새 마무리를 낙점한 키움은 반등할 수 있을까. 에이스 맞대결로 펼쳐지는 3일 SSG전이 첫 번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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