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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연이은 지각으로 눈총을 받았다.
이달 24일 개봉하는 영화 ‘불릿 트레인’ 홍보 차 8년만에 방한한 브래드 피트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컨퍼런스에 5분 지각한데 이어 이날 오후 7시 서울 용산 CGV에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 무려 45분 늦는 참사를 빚었다.
5분 지각은 애교로 칠 수 있다. 하지만 팬들과 소통을 위해 마련된 레드카펫 행사에서 45분이나 늦은 건 의아하다. 주최 측은 폭우와 금요일 교통체증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금요일 교통체증은 일상이고 폭우 역시 기상청이 미리 예보한 상황이었다.
영화 ‘퓨리’ 홍보 차 방한해 ‘친절한 빵아저씨’라는 애칭을 받았던 지난 2014년을 돌이켜 보면 홍보가 아니라 한식을 먹기 위해 한국에 왔다는 브래드 피트의 말이 농담이 아닌 진심이라고 여겨질 법 하다.
할리우드 내한 스타 중 브래드 피트와 비교되는 인물로 종종 톰 크루즈가 언급되곤 한다. 앞서 영화 ‘탑건:매버릭’으로 지난 6월 방한한 톰 크루즈는 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유쾌한 매너로 팬들과 취재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팬들에게 보이는 모든 것이 ‘팬서비스’라고 생각하는 할리우드 스타답게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프로 정신으로 가득했다. 공항에서부터 K하트와 환한 미소로 팬들의 환호에 응했고 레드카펫 행사에서는 6월의 이른 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팬들 한명 한명과 사진을 찍었다.
올해 우리 나이로 환갑인 그는 변하지 않는 외모와 군살하나 없는 몸매만큼이나 프로페셔널한 홍보맨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처럼 홍보에 진심인 톰크루즈에게 과거 감동을 안긴 한국 취재진이 있었다.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현정이다.
2006년 MBC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최현정 아나운서는 입사 직후 MBC 연예정보프로그램 ‘섹션TV연예통신’의 리포터를 맡게 됐다. ‘섹션TV연예통신’ 리포터는 당시 신입 아나운서들이 한번쯤 거치는 관문이었다. 아나운서의 위상이 높았던 시기라 연예정보프로그램 리포터는 아나운서들이 꺼리곤 했다.
MBC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 아나운서가 ‘섹션TV연예통신’ 리포터를 맡던 시절, 톰 크루즈가 내한했다. 그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2주 동안 밤을 새며 톰 크루즈에 대한 영문자료를 습득했다.
이를테면 톰 크루즈가 고교 졸업 파티의 댄스파티에서 누구와 춤을 췄다는 아주 사소한 자료까지 확보했다. MBC에서도 빼어난 영어실력을 자랑했기에 가능했다.
예나 지금이나 할리우드 톱스타인 톰 크루즈 내한에 일간지, 스포츠지, 연예전문 매체, 그리고 방송 연예정보프로그램들이 앞 다퉈 취재에 나섰다.
톰 크루즈는 수많은 취재진 중 자신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정보까지 미리 공부하고 온 최 아나운서의 정성에 감동해 ‘섹션TV연예통신’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한다.
덕분에 ‘섹션TV연예통신’은 타사의 부러움을 샀다. 리포터로서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상황임에도 주어진 업무를 대하는 최 아나운서의 프로정신을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다.
톰 크루즈가 한국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최 아나운서 때문이라고 말하는 건 오버다. 다만 브래드 피트에게도 이토록 열정적으로 임했던 취재진이 있다면 그의 느슨한 ‘팬서비스’ 마인드가 조금은 달라졌을까 싶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브래드 피트의 내한 행사 당일 미국 그가 그의 전처 안젤리나 졸리와 자녀들에게 전용기에서 음주상태로 신체적, 언어적 폭행을 가했다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그가 맡은 영화 ‘불릿트레인’의 ‘레이디버그’ 캐릭터처럼 지독히 운이 없긴 하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박진업 기자,MB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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