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정애리, 김동민 커플이 맥스큐 커버촬영에서 뜨거운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 이주상기자] “중국 갈 비행기표 값을 마련하려고 아끼던 시계도 팔고, 자전거도 팔고 그랬죠.”

한국을 대표하는 보디빌딩·피트니스 대회인 머슬마니아의 전속 아나운서인 김동민(37)은 ‘사랑꾼’으로 유명하다. 그의 아내인 정애리와는 동갑내기 커플로 중고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우정이 사랑임을 확인한 것은 훨씬 후인 30살 무렵부터다. 김동민은 “서른 즈음에 본격적으로 사귀게 됐다. 그 당시 아내는 중국에서 유학 중이었고 나는 방송을 한창 할 때여서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인연이 연인이 되려다 보니 친구가 부부 사이가 됐다. 중국 갈 비행기표 값을 만들려고 아끼던 시계도 팔고, 자전거도 팔았다”라며 애틋함을 전했다.

이제 두 사람은 한국을 대표하는 피트니스 커플이다. 김동민은 지난해 머슬마니아 대회에서 클래식보디빌딩 부문 2위를 했고, 정애리도 같은 대회에서 피규어 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몸짱 부부’로 거듭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몸짱 부부임을 입증하듯 두 사람은 피트니스 선수와 모델의 버킷리스트로 알려진 헬스남성잡지 맥스큐 9월호의 커버를 장식하기도 했다. 김동민은 경희대학교에서 체육학과 체육교육학을 전공했다.

졸업한 후에는 학군 46기 ROTC 장교로 특수부대에서 군 생활을 했다. 육군 중위로 전역 후 체육 교사, 아나운서, 스포츠캐스터, 전문 MC, 퍼스널 트레이너, 교정 운동전문가 등 다양하지만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아내와 함께 전문 피트니스 트레이닝 센터인 ‘다짐PT 필라테스’를 세우며 사랑은 물론 일도 함께하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다. 김동민은 “상호보완적인 것이 가장 큰 힘이다. 부족함을 알려주고 잘하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무엇보다 항상 같이 있을 수 있어 행복하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06
정애리, 김동민 커플이 맥스큐 커버촬영에서 뜨거운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웨이트를 어떻게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대학에서 전공 필수과목으로 웨이트를 접했다. 그 당시에는 웨이트의 즐거움보다 필요성에 더 집중했다. 체조, 육상, 수영, 골프를 전문실기로 했고 각종 구기 종목을 더 잘하기 위해서, 그리고 중등 임용시험 실기에 합격하기 위해 웨이트를 배웠다. 2013년에 KBSN에서 방송할 때 방송 선배인 장성규 아나운서와의 인연으로 머슬마니아 진행을 함께했다. 그렇게 피트니스 대회와 인연을 맺었는데, 이제는 선수로도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대학 시절부터 웨이트를 했다. 웨이트를 통해 깨달은 것은.

내가 누구인지를 잘 알게 해준다. 체지방을 2, 3%까지 쭉 빼면 부모님이 나에게 물려주신 근골격이 더 잘 보이게 되고, 노력하고 집중한 만큼 볼륨과 모양이 만들어진다. 그럼 결국 겸손과 감사를 느끼게 된다. 나를 더 객관적으로 만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게 매일 철이 들다 보니 철이 좀 들어가는 것 같다(웃음).

-웨이트 전문가로서 팬들에게 어필하고 싶은 것은.

처음에는 ‘여러분도 저처럼 도전하세요!’라는 생각이 컸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내가 홍보해주고 보여줘야 할 상품 혹은 브랜드를 더 잘 보여주고 싶다’였다. 요즘은 ‘나도 당신과 다르지 않고 당신도 나와 다르지 않다’로 바뀌었다.

05
정애리, 김동민 커플이 맥스큐 커버촬영에서 뜨거운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아나운서를 하게 된 계기는.

스포츠뉴스를 진행하고 싶었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스포츠뉴스입니다!’라는 멘트가 나를 가장 설레게 했다. 그렇게 첫사랑에 빠진 게 스무 살이었다. 스물여덟에 꿈을 이루었다.

-아나운서 경력은.

KBSN 스포츠를 시작으로 스포티비, CMB, 아름방송 등에서 활동했다.

-부인인 정애리 씨와 함께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어떤 시너지가 있는지 궁금하다.

서로 상호보완적인 게 가장 큰 힘이다. 부족함을 알려주고 잘하는 것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커리큘럼이나 자격증 등 계속 공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꼽는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센터여서 부부 회원들이 많이 찾는다.

-또래의 부부들을 위해 추천하는 운동법과 식단을 소개하면.

육아를 병행하면 아이들의 건강한 식사를 우선시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체중감량을 위한 식사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또 지인들과 가족들과 함께 주말이나 저녁을 보내면 늘 지켜오던 식단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우리 또래에게 권하는 식단은 첫 번째는 끝까지 식단을 지키면서 내가 가야 할 길을 가시는 것이고, 두 번째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다양하게 먹어야 한다면 양을 제한하는 것이다. 둘 중 한 가지를 명확하게 정하고 나면 이후에 운동은 조금 다르게 접근이 된다. 두 번째를 선택했으면 첫 번째를 선택했을 때보다 조금 더 많이, 그리고 아주 규칙적으로 운동을 추가로 하길 권장한다. 재미있는 것은 몸은 하루 만에 만들어지지 않고 하루 만에 망가지지도 않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좋아지고, 내가 못 느끼는 사이에 망가진다. 항상 성실하게 변함없이 규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당연하고 자명한 것을 지키는 것이 최선이자 최고다.

03
정애리, 김동민 커플이 맥스큐 커버촬영에서 뜨거운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삶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중요하게 여기고 집중하고 있다.

신 : 모습, 체구, 체형 등의 체력.

언 : 언변, 말하기 등의 표현력.

서 : 학문, 글쓰기, 책보기 등의 사고력.

판 : 감정배제, 상황판단 등의 판단력.

직업 특성상 보여지는 모습을 잘 가꾸고, 내 의도를 잘 전달하며, 배우고 익히는 것에 힘쓰고, 더 나은 판단을 하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다. 자연스럽게 운동하고, 책보고, 공부하고, 어울리며 사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고 있다(웃음).

-자신만의 운동법을 소개하면.

매일 2, 3시간은 운동한다. 웨이트는 주 5일 2분할로 하고, 유산소 운동은 런닝과 사이클을 번갈아 가며 한다. 특히 일주일에 한 번, 주말에는 꼭 축구 경기를 한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운동을 하면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

-탄력 넘치는 피부의 비결은.

운동이다. 하루 30분 이상 땀나는 달리기와 함께 근력운동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02
정애리, 김동민 커플이 맥스큐 커버촬영에서 뜨거운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일과가 궁금하다.

주중에는 7시에 센터에 출근해서 24시까지 일한다. 운동도 틈틈이 하고 수업과 운영을 같이 한다. 주말은 방송과 행사 그리고 가족과의 시간으로 보낸다. 반복된 스케줄은 사람을 지치게 하는 1순위지만, 겸허히 받아들이려고 한다.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허락된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하려고 애쓰고 있다. 정말 힘들 때는 한숨 잔다(웃음).

-올해 계획은.

남은 시간 동안 가장 큰 이벤트는 단체 보디 프로필 촬영이다. 30명이 참여하는 이벤트다. 내가 운영하는 다짐PT에서 100% 무상 지원해서 촬영한다. 회원들에게 즐겁고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주고 싶다.

-취미는.

웨이트를 제외하면 축구다. 축생축사, 축구사랑 나라사랑, 수준일 정도다(웃음). 요즘은 골프도 즐긴다.

-미래를 설계하면.

40대부터 인생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를 무척 고민하고 있다. 공부를 조금 더 해서 박사까지 마치고 대학 강단에 서고 싶고 책도 쓰고 싶다. 변함없는 것은 계속해서 운동하고 방송하는 것이다(웃음).

-닉네임은.

‘감동만’이다. ‘감동만 드리는 김동민입니다’, 이게 바로 자기소개의 첫 시작이었다. 주변에서 ‘동만아, 동만아, 감동만아!’라고 불러준다(웃음).

-독서가로 알려졌다.

톨스토이가 ‘오직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살아남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려운 일이지만 더 많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이 시작일 것이다. 변함없이 그리고 끝까지 사랑하며 살아갈 힘, 그것이 내가 가장 우선하는 삶의 방향이자 근원이다.

01
정애리, 김동민 커플이 맥스큐 커버촬영에서 뜨거운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가을이다. 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희망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인 ‘쇼생크탈출’이다.

Remember Red,

hope is good thing, maybe the best of things.

And no good thing ever dies.

I will be hoping that this letter finds

you and finds you well. Your friend, Andy.

기억해요, 레드,

희망은 좋은 것이에요. 아마도 최고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좋은 건 사라지지 않아요.

이 편지를 꼭 찾길 바랄게요. 친구 앤디가.

이런 명대사가 나온다. 희망은 좋은 것이다. 우리 모두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희망을 이야기하고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것은 재능이다.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삶을 모두가 살았으면 좋겠다.

rainbow@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