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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경기가 연장으로 가면 야구장 아르바이트생은 추가 수당을 받을까?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야구장에서 만난 아르바이트생 A씨는 평일 오후 6시30분 경기면 오후 3시20분까지 야구장으로 출근한다. 지난달 27일 두산과 KT 경기는 오후 9시 29분(경기 시간 2시간59분)에 종료됐다. A씨는 “뒷정리까지 하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탄 시각이 밤 10시가 조금 넘었다”고 말했다.
즉, A씨는 이날 6시간40분 정도 일한 셈이다. 일당으로 6만4120원을 받는다. 이 시급은 최저시급 9160원을 받으며 7시간 일한 것으로 산정된 금액이다. 세전 가격이므로 통장에 들어오는 일급은 일당에서 3.3% 세금이 떼인 채로 들어온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 문제는 경기가 연장에 가는 것이다. 올시즌 KBO 평균 경기 시간이 연장 경기까지 포함하면 3시간15분이다. 지난 16일 열린 한화-KIA전의 경기 시간은 연장 12회까지 가는 바람에 4시간52분을 기록했다.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일하는 A씨는 “연장 근무에 대한 추가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SSG랜더스필드에서 일하는 C씨는 일급 5만400원을 받는다. 키움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 일하는 D씨는 “진행요원 기준 일급 6만4000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화이글스파크에서 일했던 E씨는 “올해 진행요원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통장에 4만원 대 후반이 들어왔다”고 답했다. 이들 역시 “추가 수당은 따로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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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챔피언스필드에서 일했던 F씨는 “일급 6만원을 받았다. 경기가 연장에 가더라도 오후 10시 전에만 끝나면 추가 수당은 지급되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아르바이트생 K씨는 5만8000원을 받는다. K씨는 “몸이 힘든 알바는 아니지만 경기가 조금 늦게 끝나면 추가 수당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씨를 취재할 때 업체 측 매니저가 대화를 막았다. 취재 중임을 밝혔음에도 더 이상의 대화는 불가했다. 같은 날 잠실구장에 있던 H씨에게 물었더니 “연장에 갈 때 5000원 또는 1만원을 추가로 챙겨주지만 정확한 기준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외주 경호 업체를 통해 단기로 고용된 인력이다. 프로야구 10개 구단과는 무관하다. 한 외주 업체는 본지와 통화에서 “오후 10시30분 안에 끝나는 게 일급 지급 기준”이라며 “경기가 12회까지 가는 경우 연장근무로 인정해 추가 수당을 지급해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업체는 “연장 근무 시 차비만 1만원이 지급된다”고 답했다.
노무법인 이평의 김지영 공인노무사는 “야구 경기 시간에 맞춰 경기 보조를 수행하고 근로계약서(일용, 시급제 등)를 작성한 아르바이트생은 근로자다. 따라서 외주경호업체와 근로하기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경기 종료시간에 맞춰 연장근로를 제공한 경우 사측에 연장근로수당을 추가로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지와 연락이 닿은 한 외주 업체는 “아르바이트생이 추가로 일한 부분에 대한 수당을 요청한다면 지급할 것”이라고 회신해왔다.
구단들 역시 외주 업체를 고용한 고용주로서 향후 문제 발생 시 어느 정도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다. 복수의 구단 관계자들은 “일급을 포함해 아르바이트생에 관련된 문제 발생 시 해당 업체와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야구는 축구와 다르게 제한된 시간이 없다. 따라서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일찍 끝나는 날도 있다. 때론 10~20분 추가로 일하기도 한다. 이때 추가 수당 지급을 언급하기가 애매할 수 있다. 그러나 경기가 연장으로 향해 근로 시간이 정해진 일급에 해당하는 시간을 넘는다면, 아르바이트생은 눈치 보지 말고 사측에 임금 지급을 요구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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