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태환이 지난 3월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골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강영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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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과 아내 박지수 씨, 아들 도준, 도건. 제공 | 김태환 가족

[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축구국가대표 ‘벤투호’의 최고령 태극전사는 풀백 김태환(울산)이다. 1989년 7월생인 그는 만 33세 4개월 나이로 커리어 첫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됐다.

‘치타’라는 애칭처럼 스피드와 돌파, 강한 승부 근성을 지닌 김태환은 국내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지만 이전까지 국가대표 메이저 대회 출전과 연이 없었다. 올림픽, 월드컵 등을 앞두고 대표팀을 자주 오갔지만 본선 최종 명단에서 탈락하며 꿈의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야말로 대기만성으로 카타르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김태환의 프로 인생을 함께해온 아내 박지수(31) 씨는 17일 본지의 월드컵 ‘치얼업 인터뷰’에서 “축구 선수의 가장 큰 꿈은 월드컵 국가대표인데 이전까지 여러 번 최종 명단에서 탈락했다. 그때마다 남편은 ‘괜찮다’고 했지만 힘들어하는 게 느껴졌다”며 “마침내 이번 명단 발표식에서 ‘김태환’이 떴는데 눈물이 날 것 같더라. 남편을 안아주면서 축하해줬다”고 했다. 이어 “최종 명단 발표할 때까지 나도, 다른 가족도 밥도 잘 못 먹고 가슴을 졸였다. 남편이 진실하게 노력해서 꿈을 이룬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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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FC서울에서 프로로 데뷔한 김태환은 이듬해 박 씨를 만나 4년 교제한 뒤 2015년 12월 백년가약을 맺었다. 박 씨는 “스물한 살 때 남편을 만났다. 2군에 있을 때부터 울고 웃고 함께 했다. 남편이 워낙 몸 관리를 잘해서 난 그저 옆에서 위로해주고, 식사 잘 챙겨주는 것에 신경썼다”고 말했다. 김태환은 ‘아들 바라기’로도 유명하다. 김태환과 박 씨 사이엔 일곱 살 도준, 세 살 도건 ‘두 아들’이 있다. 박 씨는 “남편이 워낙 아이를 좋아한다. 평소 훈련, 경기로 피곤할 텐데 아들과 잘 놀아준다. 책도 많이 읽어준다”고 했다.

스포츠센터에서 축구를 하는 첫째 아들은 ‘아빠 김태환’이 자랑스럽다. 박 씨는 “도준이가 축구를 접한 뒤 아빠에게 더 관심이 커진 것 같다. 시내에 다니다가 팬이 아빠와 사진 찍으려고 하면 꼭 같이 찍는다. 그리고 사인도 따라하더라. 한번은 식당에 갔는데 아빠를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자 ‘울산 현대 김태환이 있는데~’라고 말하더라. 그만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거 같다”며 방싯했다.

전술훈련 김태환[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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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욕이 강한 김태환은 경기장에 상대 선수와 신경전도 종종 벌인다. 이 때문에 일부 팬은 그를 다혈질적인 성향으로 보곤 한다. 이에 박 씨는 “팬은 경기장에서 보이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니 그럴 수 있지만 가족으로서 속상할 때가 있다. 남편이 정말 정도 많고 여린 면이 있다. 또 오지랖도 넓은 편”이라며 “내가 외출했다가 들어오면 몰래 숨어 있다가 놀라게 하려고 하는 등 장난기가 많다. 또 가족 앞에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는 등 다정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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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김태환’은 한국 축구에 필요한 캐릭터다. 벤투호의 최대 경쟁 포지션 중 하나인 오른쪽 풀백인 그는 카타르에서 제 가치를 보이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박 씨는 “클럽 경기든, 대표팀 경기든 승리욕이 워낙 강해서 지고 오면 ‘왜 졌는지, 패스 실수가 어떻게 나왔는지’ 등 잠을 안 자고 공부하더라”며 “월드컵도 전쟁터에 나가는 마음일 텐데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후회 없이 뛰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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