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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조현정기자] 배우 전종서(28)가 개성넘치는 얼굴, 카랑카랑한 목소리, 탄탄한 연기력으로 출연작마다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전우성 최병윤 곽재민 극본· 전우성 연출)에서도 강렬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전종서는 최근 스포츠서울과 화상 인터뷰를 갖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이충현 감독의 단편영화 ‘몸 값’이 원작인 ‘몸값’은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생존을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전종서는 극중 장기밀매를 진행하는 경매사 박주영 역을 맡아 빠른 두뇌 회전력으로 거짓말이 일상인 인물이 지진으로 아수라장이 된 건물에서 끊임없이 분투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원테이크 촬영기법으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 ‘몸값’은 공개 첫주부터 역대 티빙 오리지널 중 시청 순 방문자수(UV)최고치를 달성했고 2주 연속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및 시청 UV 1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티빙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파라마운트+를 통해 2023년 전세계에 공개된다. 시즌2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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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디스토피아물이어서 도전..로맨스물 하고 싶어

전종서는 데뷔작인 영화 ‘버닝’(2018)을 시작으로 ‘콜’, ‘연애 빠진 로맨스‘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공동경제구역‘ 등에서 매번 새롭고 평범하지 않은 인물을 연기해왔다. ‘버닝’으로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고 ‘콜’로 2021년 제5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자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강렬한 캐릭터를 좋아한다기 보다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봤다. ‘종이의 집’은 대중에게 좀더 다가가고 싶었고, ‘콜’이나 ‘몸값’은 재밌을 거 같았다. 작품을 선택하는데 다른 명분이 있는 건 아니다. 이런 작품이 처음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디스토피아물을 많이 하고 싶어 ‘몸값’에 출연했다. ”

디스토피아물에 도전한 이유로 “‘워킹데드’ 같은 드라마를 재밌게 봤다. 지구가 멸망한다면, 모든 게 다 0으로 돌아간다면 누가 돈을 얼마를 가졌고 누가 어떤 집에 살며 누가 어떤 가면을 쓰고 살건 모든 게 벗겨지고 알몸인 상태라면 그 안에서 또다른 세상이 생길텐데 그 세상의 실체를 어떻게 표현할지 그런 것이 평소 궁금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디스토피아물은 솔직할 수밖에 없는 장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게 망한다면 다 벗겨진 상황이 흥미로워 디스토피아물에 흥미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연기한 ‘몸값’ 속 박주영에 대해 “원작인 단편영화에서 경매사라는 설정을 가지고 오면서 이 인물에 ‘몸값’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의 직업과 전사가 무너지고 무조건 서바이벌해서 건물에서 나가야 하는 하나의 상황만 주어졌다. 각자의 성격만 드러난다. 주영은 경매는 했고 기구한 전사를 가지고 있지만 무너진 모텔 안에서 나가려고 거짓말을 선택한다. 내가 필요할 때 사람들을 이용하고 혼자 폭탄을 터트리고 위로 올라가기도 하며 필요하면 또다른 거짓말을 한다. 서바이벌이지만 각자 감독님의 블랙코미디를 놓치지 않고 빌런으로서 빠져나가려고 애쓴다”고 소개했다.

차기작으로 로맨스물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버닝’으로 데뷔한 이래 쉰 적이 없다가 모처럼 달콤한 휴식기를 보내고 있다는 그는 최근 본 작품 중 18살 소년의 첫사랑 이야기를 그린 독립영화 ‘회오리 바람’이 충격적으로 재미있었다고 추천했다. 또 친한 동생이 틀어준 티빙 예능 ‘환승연애’ 19화를 보고 그 자리에서 오열했다가 18화, 17화 식으로 거꾸로 봤다고도 했다.

배우 손석구와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를 할 때 재미를 느꼈다고.“내가 배우로서 로맨스를 한다는 걸 기피했던 것 같다. 오그라들고 부끄럽게 나의 개인적인 부분을 꺼내서 보여줘야 하는데 한편으로는 로맨스 연기를 가볍고 재미있게 깊이있게 해내는 배우들을 보면서 감탄한 적도 많다. 영화 ‘연애의 목적’ 같은 것도 재밌을 것 같다. 요즘 대중이 좋아하는 로맨스는 좀더 리얼리티에 가까운 것 같은데 내 실제 모습이 반영된 캐릭터를 하고 싶다. 알쏭달쏭 남의 연애를 들여다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로맨스물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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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재미, 에너지가 중요해..에너지 충전은 일상에서

그는 작품의 재미와 에너지를 중요시한다고 강조했다. “내 얼굴이 화면에 나오는 것에 대해서 객관화가 잘 안된다. ‘내가 저렇게 연기하네’, ‘저런 에너지가 있네’하고 스스로 모니터링한다. 전체적으로 관객으로서 재미있는지 없는지를 보는 입장인 것 같다. 주변 분들에게도 재미있는지 물어본다. 촬영하면서 ‘몸값’처럼 과열돼 있고 다이내믹하고 끊임없이 상황이 이어지는 드라마도 그렇지만 영화도 에너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에너지가 하는 게 전부이지 않을까 해서 그런 에너지를 나의 보석처럼 잘 갖고 있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

작품마다 예사롭지 않는 전종서의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 걸까. 그는 “배우가 아닌 데서 에너지가 채워지는 것 같다”며 “애니메이션을 보고 갑자기 어린 시절 생각이 난다든지 하며 힐링되고, 꿈꾸지 않고 깊게 자고난 다음날도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 같다. 멀지만 커피를 사마시고 친구와 셀카를 찍는 데서도 그렇고 마사지를 받고 푹 잔 다음날 에너지가 충전된다. 아주 사소한 순간들이 모여 연기하는데 원재료로 사용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진선규 “존경스러운 선배”, 장률 “굉장히 섬세하고 재밌는 모습 기대돼”

‘몸값’에서 원조교제를 하려던 경찰 노형수 역의 진선규, 아버지를 위해 몸값 흥정에 뛰어든 고극렬 역의 장률이 전종서와 함께 무너져가는 모텔에서 탈출하고자 발버둥친다. 전종서는 진선규에 대해 “선배님은 연극도 오래 했고 준비성도 철저하셔서 아침부터 촬영했는데도 매일 아침 러닝을 하고 현장에 오시더라. 그런 베테랑 선배님이 완벽한 루틴을 갖고 현장에 오는 게 존경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나중에 나한테 같이 달리자고 하면 어떡할까 했는데 장률씨랑 같이 뛰고 있더라”며 “진 선배님의 대사가 굉장히 많은데 촬영 한두달 전에 대본연습할 때 완벽하게 연기하셔서 대단하다고 느꼈다. 나는 실제 세트장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봐야 상상하면서 대사를 외우는 스타일이다”라고 감탄했다.

장률에게는 “재미있는데 나처럼 낯을 많이 가린다”며 “나중에 재밌는 모습을 살짝 봤다. 딴 작품에서 만난다면 재밌는 걸 더 보여달라고 하고 싶다. 장률씨는 작은 부분까지 감독님과 상의하고 다른 배우들과도 상의하는 등 굉장히 섬세하더라”고 말했다.

한편 전종서는 ‘몸값’ 이후에도 오는 9일 ‘종이의 집: 경제공동구역’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있고 영화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발레리나’를 통해 잇달아 관객들과 만난다.

hjcho@sportsseoul.com

사진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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