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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고공 행진 중인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김태희 장은재 극본·정대윤 김상호 연출)의 아킬레스건은 원작을 고쳐 만든 로맨스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지난 11일 방송한 11회에서 시청률 21%를 돌파했다. 올해 TV 드라마 중 최고점으로, 이례적인 성공이다. 그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TV 드라마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분위기였다. 이 가운데 ‘재벌집 막내아들’의 흥행은 ‘그럼에도 재밌으면 본다’라는 당연한 이치를 다시금 일깨웠다.
현실과 판타지를 적절히 섞은 서사,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 여기에 송중기, 이성민, 박지현, 김신록 등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졌다. 이에 ‘작감배’(작가·감독·배우)가 완벽하다는 평이 쏟아진다. 그러나 흠잡을 데 없어 보이는 ‘재벌집 막내아들’에게도 아픈 손가락은 있다. 바로 진도준(송중기 분)의 여자친구 서민영(신현빈 분)이다.
진도준과 서민영의 서사는 꽤 탄탄한 축에 속한다. 순양가에 충성했던 윤현우(송중기 분)가 회귀하기 전 이미 서민영을 ‘순양의 저승사자’로 마주했고, 서울대 법대 동기로 인연을 맺은 진도준과 서민영은 아날로그 방식으로 사랑을 키워가며 연인으로 발전했다. 미래를 아는 진도준이 서민영에게 끊임없이 확신을 심어준다는 설정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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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좀처럼 환영받지 못하는 눈치다. 극 중 키스신을 두고 인물들의 감정선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서민영 자체의 매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온다. 후자에 해당되는 시청자들은 오히려 진도준과 모현민(박지현 분)의 케미스트리에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메인 커플의 로맨스를 설득력 있게 그려내지 못해서 일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재벌집 막내아들’의 골자는 ‘윤현우를 죽인 범인의 정체’다. 순양가를 꿰고 있는 윤현우의 기억에 없었던 ‘4-2’ 진도준이 사망한 이유 역시 추리할 거리 중 하나다. 진실 추적에 열올리고 있는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진도준과 서민영의 러브라인이 극의 진행을 더디게 하는 걸림돌로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로맨스가 뜬금없다고 지적받은 몇몇 장르물에도 해당된다.
이와 관련, 윤석진 충남대 국문과 교수는 12일 스포츠서울에 “요즘 시청자들이 로맨스를 반기지 않는다기보다 ‘드라마의 핵심 서사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인다. ‘재벌집 막내아들’의 핵심 서사는 로맨스가 아니다. 한동안 잠잠했다가 뜬금없이 들어오는 로맨스가 전체 서사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물들의 감정이나 배우들의 연기와는 상관없는 문제다. 집중도를 떨어뜨릴 만큼 로맨스가 불필요하게 들어간 것에 대한 지적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로맨스가 빠지면 안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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