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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구관(舊官)이 명관(名官)인 걸까.
프로야구 LG트윈스가 우승을 위해 전(前) 넥센·SK 감독 염경엽을 선임했다. 프로야구에서는 새 인물을 발탁하지 않고, 전직 감독을 선임하는 경우는 많다. 그렇다면 이들이 보여준 성적은 전에 있었던 팀에서 보여준 성적보다 훨씬 뛰어났을까?
대표적으로 지난 10년간 김성근, 김인식, 김재박, 김경문, 양상문, 선동렬, 류중일, 염경엽, 김기태 감독이 여러 팀을 맡은 감독으로 꼽힌다. 이들이 맡은 구단의 성적을 비교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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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SK: 2007~2011 전격 경질
한화: 2015~2017 중도 사퇴
김성근(80)감독은 2007년 SK에 부임하기 전, OB·태평양·삼성·쌍방울·LG 감독을 거쳤다. 이후 일본 치바 롯데 순회코치로 지내다 SK에 부임해 그해 팀을 우승으로 이끈다. 그가 SK에서 보낸 4년간 팀은 우승 3회, 준우승 1회를 하며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김 감독은 2011년 8월 시즌 후 사퇴를 선언하자, 프런트는 다음날 김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김 감독은 2015년 한화 감독으로 부임하며 감독 커리어를 다시 이어갔다. 그러나 성적은 2015년 6위, 2016년 7위에 그쳤다. 김 감독은 2017년 5월 사임 의사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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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OB-두산: 1995~2003
한화: 2005~2009
김인식(75)감독은 OB-두산 감독 시절 전에 쌍방울 감독을 역임했다. 1995년부터 OB(현 두산)를 맡기 시작한 그는 하위권이던 팀을 완전히 바꿔버린다. 부임 첫 해에 우승을 달성했지만, 다음해 주축 선수들의 부진으로 최하위로 추락했다. 그러나 다시 순위를 차츰 올려갔고, 2001년 또 한번의 우승을 차지한다. 김 감독은 2003년 김경문 감독에게 자리를 넘기며 9년간의 두산 감독 생활을 마친다.
그런 그가 2년 뒤에 한화로 부임했다. 시작은 창대했다. 첫해 4위로 출발해 이듬해 2위에 올랐다. 그러나 부임 5년차에는 최하위로 추락하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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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박
현대: 1996~2006
LG: 2007~2009
김재박(68)감독은 1996년 부임해 2006년까지 11년간 현대를 이끌었다. 김응용 감독의 해태 18년 재임 이후 단일 구단 최장기간 감독 재임이다. 이 기간 동안 김 감독은 현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11시즌 동안 4회 우승을 달성했다.
그러나 2007년 LG로 팀을 옮긴 후, LG는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명장이라 불렸던 그의 별칭이 무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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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두산: 2004~2011 중도 사퇴
NC: 2011~2018 중도 사퇴
김경문(64)감독은 2004년 김인식 감독에 이어 두산 감독으로 부임했다. 당시 그는 전년도 7위에 있던 팀을 부임 첫해 3위로 끌어올렸다. 3년차에 잠시 5위로 떨어졌지만 줄곧 상위권에 팀을 안착시켰다. 2011년 팀이 7위로 주저앉자 중도 사퇴했다.
김 감독은 사퇴한 해 NC감독에 부임했다. NC가 프로리그로 입성한 2013년부터 성적을 살펴보면 첫해 7위에 그쳤으나, 다음해부터 신생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2018년 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시즌 도중 자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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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롯데: 2004~2005
LG: 2014~2017
양상문(61)감독은 지난 2004년 롯데 감독으로 부임했다. 당시 나이 42세로 현직 최연소였다. 지난 8년간 최하위권을 달리던 롯데를 맡아 부임 첫해 꼴찌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승률을 올렸고, 이듬해에는 리빌딩에 성공해 팀을 5위까지 끌어올리는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구단 투자 계획이 변경되며 아쉽게 재계약이 무산됐다.
그런 그가 2014년 5월 성적 부진으로 중도 사퇴한 김기태 감독 후임으로 LG 감독이 된다. 양 감독은 유망주를 적극 활용하며 최하위로 처진 팀을 4위로 이끌었다. 그러나 다음해 부진을 거듭하며 9위로 떨어졌고, 2016년 다시 4위로 이끌었지만 2017년 6위로 시즌을 끝마친 뒤 재계약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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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렬
삼성: 2005~2010
KIA: 2012~2014
선동렬(59)감독은 2004년 삼성 수석코치로 부임한 뒤 다음해 감독으로 승격했다. 부임 초기 우승 2회를 이뤄냈다. 6년차였던 2010년 준우승을 일궈냈으나 시즌 후 감독직을 사임한다.
이후 2012년 고향팀 KIA 감독으로 부임한 선 감독은 부임 첫해 팀을 4위로 이끌었으나, 부임 3년차 KIA가 8위로 추락하며 계약 연장에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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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삼성: 2011~2016
LG: 2018~2020
류중일(59)감독은 선동렬 감독이 경질당하며 후임으로 2011년 1월 삼성 감독으로 취임했다. 초보 감독임에도 재임 6년 동안 우승 4회, 준우승 1회를 일궈냈다.
2018년 LG에 부임한 뒤 첫해를 8위로 시작했지만, 다음해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3년차에도 4위를 기록, 준플레이오프 통과에 2년 연속 실패하며 재계약이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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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넥센: 2013~2016
SK: 2019~2020
염경엽(54)감독은 2013년 넥센 감독에 선임돼 팀을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다. 다음해에는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시켰으나 준우승에 그쳤다. 2015년에는 4위에 그쳤고, 2016년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한 직후 자진사퇴했다.
이후 2019년 힐만 감독 후임으로 SK감독에 선임된 염 감독은 1년차에 3위로 선방했으나, 2년차에 부진의 연속을 겪으며 9위로 몰락,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문제로 자진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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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LG: 2012~2014 중도 사퇴
KIA: 2015~2019 중도 사퇴
2012년 LG에 부임한 김기태(53)감독은 2년차에 팀을 3위로 이끌었지만, 2014년 시즌 초반 성적 부진으로 중도 사퇴했다.
그러나 팀을 옮겨 반등에 성공했다. KIA를 이끌고 2017년 우승을 달성했다. 또한 KIA 창단 첫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2019년 성적 부진으로 중도 사퇴했다.
정리하면, 지난 10년간 복귀 감독들 중 팀을 우승시킨 감독은 김기태 감독 단 한 명이다. 특히나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LG는 우승을 바라보고 염 감독을 선임했다. 과연 염 감독이 복귀 감독으로서 오랜만에 팀을 우승시키는 감독이 될 수 있을까. 염 감독과 김기태 감독은 친분이 두텁다. 염 감독이 절친한 벗처럼 구관이 명관임을 입증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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