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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2023시즌이 시작됐다. KBO리그도 출범 41년째를 맞이한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올해는 밝고 즐거운 소식으로 가득차기를 희망한다.
2022년 마지막 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발표한 야구랭킹에서 한국은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종주국 미국에 3위 자리를 내줬다. WBSC는 12세부터 성인까지 각국 대표팀의 4년간 성적을 토대로 순위를 매긴다. 2017년을 세계랭킹 3위로 출발한 한국은 2021년 8월 2위로 올라섰다가 다시 3위로 내려앉았다. 1년 만에 4위로 떨어졌다.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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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해’를 강조하다가 세계 야구랭킹 하락이라는 우울한 소식을 끼워넣은 것은 한국 야구가 해묵은 숙제를 해결해야 재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손놓고 있는 R&D(Research and Development, 연구개발)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한다. 프로야구는 스포츠 콘텐츠로 받아들여야 한다. 프로야구라는 제품을 대중이 적극적으로 소비해야 산업화를 꾀할 수 있다.
양질의 콘텐츠를 꾸준히 공급하려면, 어쨌든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기술이 담보돼야 한다. 프로야구의 기술은 경기력을 바탕으로,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를 제공하는 마케팅 역량이 망라된 것이다. 세계 수준의 선수를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은 물론, 야구팬이 작은 것이어도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구단이 해야하는 영역도 있지만, 리그 차원의 고민을 통해 한국 야구 전체의 시스템을 빌드업하는 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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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의 경쟁상대는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가 아닌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K-콘텐츠’여야 한다. 스포츠에만 머물러 있는 의식을 바꿔 대중문화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콘텐츠로 키워내야 팬심을 잡을 수 있다.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젊은층은 콘텐츠 가치를 비용대비 효과가 아닌 나와 추억을 얼마나 공유할 수 있는가에 포커스를 맞춘다.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편적인 수요-공급자 관계가 아니라는 의미다. 서로의 존재를 존중하고, 공존할 수 있는 장이 넓을수록 몰입도가 높아진다.
KBO리그 종사자뿐만 아니라 팬까지도 ‘함께 만든다’는 이미지 메이킹이 새로운 40년을 끌어갈 핵심 키워드다. 가능하다면 한국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이나 콘텐츠 제작, 유통과정 등을 벤치마킹해 ‘지루하지 않은 야구’를 만들어내려면 R&D분야 투자 확대는 선택이 아닌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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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야구팬의 시선은 현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부터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등 국제대회뿐만 아니라 10개구단의 치열한 순위경쟁에서 시선을 뗄 수 없어서다. 팬은 현재에 집중하지만, KBO와 10개구단은 미래를 살아야만 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리그를 만들겠다”는 KBO 허구연 총재의 신년 다짐을 실현하려면, 미래를 위한 세밀한 설계와 투자가 필요하다. 위기일수록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지금 시작해도 이르지 않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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