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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팀 전력 변화는 없었다. 특출난 프리에이전트(FA)를 데려온 것도 아니고 첫 번째 외국인선수를 교체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최근 성적이 뛰어났던 것도 아니다. 2021~2022시즌 7위, 2020~2021시즌 10위, 2019~2020시즌 9위로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고 있다. 마지막 6라운드를 앞두고 30승 15패로 2위, 이미 봄농구를 확정지었다. 1위 안양 KGC와 3.5경기 차이로 정규리그 우승은 쉽지 않지만 2위를 향해 순항 중이다. 공동 3위 울산 현대모비스·서울 SK에 3경기 차이로 앞서고 있고 2위 확정 매직넘버 7이다.
그냥 이뤄진 일은 아니다. 조상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보다 다이내믹하면서 단단한 팀이 됐다. 장점을 유지하고 단점은 지웠다.
LG는 5라운드까지 경기당 평균 76.7실점으로 이 부문 1위다. 가장 적게 점수를 허용한다. 2021~2022시즌에도 LG는 가장 실점이 적은 팀이었다. 당시 경기당 평균 77.4실점으로 1위에 올랐다. 그런데 적은 실점이 공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수비 성공 후 득점하는 모습이 많지 않았다. 2021~2022시즌 LG는 경기당 평균 77.4득점으로 이 부분 9위에 그쳤다. 공격 템포도 느린 편이라 시원하게 다득점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이번 시즌은 다르다. 압도적인 공격력은 아니지만 경기당 평균 80.2점으로 이 부문 5위에 자리하고 있다. 공격 템포도 빠르다. 경기 시간 40분을 기준으로 공격과 수비를 오가는 수치를 기록한 Pace에서 72.4로 2위다. 가용폭을 넓히면서 마치 팀 두 개를 하나로 합친 농구를 한 결과다.
외국인 1옵션 아셈 마레이를 중심으로 주전 선수들이 나올 때에는 빠르지 않다. 그러나 단테 커닝햄, 김준일, 저스틴 구탕 등이 벤치에서 출전하면 속도가 달라진다. 이들이 이재도, 이관희 등과 조화를 이루면서 또 다른 팀 컬러를 펼쳐보인다. 사실상 주전과 벤치의 구분이 없고 경기 흐름에 맞춰 다채롭게 선수들을 조화시킨다. 실제로 LG는 벤치 득점에서 36.2점으로 1위다. 벤치 의존도가 높은 게 아닌, 선수들을 다양하게 기용한 결과다.
공격 옵션이 다양하고 수시로 팀 컬러가 바뀐다. 늘 승리 주역도 달라진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마레이와 이재도 수비에 집중하면 커닝햄과 이관희가 터진다. 4라운드부터는 정희재도 활약해 공격 옵션이 늘었다.
공격 자원이 많아지면서 무리한 공격을 하는 모습도 줄었다. 공격 전개가 뚜렷하고 막히면 오픈된 선수를 살린다. 마레이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무리하게 미드레인지 점프슛을 던지는 모습이 많았는데 이제는 철저하게 인사이드를 공략한다. 더블팀에 막히면 특유의 패스 센스로 어시스트를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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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팀과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강팀이 됐다. 지난 4일 수원 KT와 맞붙은 창원실내체육관 홈경기에서는 지난 시즌 한경기 최다 관중인 2580명을 훌쩍 뛰어 넘는 3844명이 입장했다. 어느 팀 못지않게 뜨거운 창원 팬들이 4년 만에 찾아온 봄농구 준비에 돌입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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