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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취재를 위해 일본 도쿄에 위치한 도쿄돔에 갔을 때 낯선 장면을 발견했다.
일명 ‘볼보이’로 알려진 경기 진행 도우미들이 모두 고등학교 남녀 학생들로 구성된 것이다. 낯설었던 이유는 한국은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으로 구성된 ‘볼보이’나 구단 치어리더로 구성된 ‘배트걸’(SSG,키움)이 있기 때문이다. 남녀가 함께 나선 경우를 본 적이 없다.
한국에선 야구를 좋아하는 일반 여성 시민을 위한 ‘경기 진행 도우미’ 기회가 사실상 전무한데, 일본과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선 가능해 보였다.
WBC 일본 조직위원회는 스포츠서울에 “우리는 성별에 상관없이, 야구를 좋아하는 모든 이를 대상으로 경기 진행 도우미를 자원받았다”고 했다. WBC 대회 규정에 의무적으로 남녀 성별을 맞추라는 규정은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일본에서 WBC를 주관하는 일본 조직위는 ‘당연하게’ 남녀 지원자를 함께 받았다.
이는 WBC라는 국제대회 뿐만 아니다. 실제로 일본 프로야구(NPB)나 미국 프로야구(MLB)에선 일반 시민 여성들이 경기 도우미로 종종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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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에서 경기 진행 도우미로 나선 일본 여학생들의 복장도 눈여겨 볼 지점이었는데, WBC 대회에선 경기 진행 도우미들이 남녀 상관없이 모두 똑같이 긴 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 복장이 같아 멀리선 남녀 성별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한국의 경우, 여성 경기 진행 도우미는 다리가 보이는 짧은 반바지를 입고 나선다. 반면, 남성 경기 진행 도우미는 야구 선수와 같은 야구 바지를 입고 나선다. 이는 계절에 상관없이 동일하다. 여성 경기 도우미만 다리를 노출하게 하는 것은 자칫 성차별 논란으로 번진다. 향후 시정할 부분으로 보인다.
또한 여성의 야구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그라운드 안의 경기 진행 도우미를 일반 여성들에게 개방하는 것도 고려할만 하다. 선수들과 직접 대면하며 ‘야구’라는 스포츠를 직접 느끼고, 직접 야구를 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혹여, 경기 진행 상황에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면, 여자 사회인 야구 선수를 고용해도 좋을 것이다. 여자 사회인 야구 선수 중에는 여자 야구 국가대표들도 있는데 이들이 이정후, 김광현 등 스타 선수를 포함해 남자 프로야구 선수들의 움직임을 가까이서 지켜보면 야구 실력까지 향상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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